[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정부가 표방했던 청년과 신혼부부들을 위한 공공주택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LH 건설형 공공임대주택 가운데 하나인 행복주택의 수도권 공급 호수가 문재인 정부 때의 15%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하는 행복주택의 수도권 공급 호수는 문재인 정부 시절 2019년 3829호, 2020년 4674호, 2021년 8205호로 늘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2022년 6347호로 줄더니 2023년에는 1236호를 기록하며 큰 폭으로 감소했다.
청년을 위한 수도권 행복주택의 공급 물량 역시 내림세를 보였다. 2019년 6340호, 2020년 5566호, 2021년 6213호, 2022년 6191호로 2022년까지는 평균 6천 호 이상의 공급 물량을 유지했으나 2023년엔 911호로 2022년 물량의 15% 미만으로 떨어졌다.
LH 관계자는 행복주택 공급 물량의 급격한 감소 추세는 기존의 행복주택, 국민임대, 영구임대 등이 ‘통합 공공임대’로 재편돼 공급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현상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그러나 정준호 의원실에서 확인한 결과를 살펴보면 2022년도 수도권 지역에 공급된 통합 공공임대 가운데 신혼부부와 청년 계층을 대상으로 한 물량은 500호에 못 미쳤다. 2023년도 통합 공공임대주택 물량 가운데 신혼부부와 청년 계층을 대상으로 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이에 LH 관계자는 “사업계획 승인 자체가 줄었기에 착공 역시 감소한 것”이라며 “의도적으로 공급 물량을 축소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정준호 의원은 건설형 공공임대주택의 저조한 사업 승인 실적은 정부가 공공주택 정책의 무게추를 분양과 매입 중심으로 옮겼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2024년 주택도시기금 예산안을 살펴보면 임대주택을 지원하는 출자 계정이 7천억 원가량 줄어든 반면 분양 주택 지원 계정은 6천억 원가량 늘었다.
이미 지어진 주택을 매입해 공급하는 ‘매입임대주택’ 정책도 추진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LH는 정부로부터 2024년 매입임대주택 공급 목표인 5만3500가구의 70%를 배분받았다. 그러나 2024년 상반기까지 목표의 4% 수준인 1576가구밖에 매입하지 못하는 등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공급 목표를 채우기 위해서는 남은 하반기에만 약 3만5천 호를 매입해야 한다.
정준호 의원실이 받은 ‘청년 및 신혼ㆍ신생아 매입임대 전용면적 증감 현황’ 자료에 따르면 매입임대주택은 공급 물량 감소뿐만 아니라 전용면적 축소라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청년 유형 매입임대주택의 평균 전용면적은 2019년 24.4㎡에서 시작해 2022년 27.0㎡까지 늘었으나 2023년 2.1㎡가 줄어든 24.9㎡로 조사됐다. 이는 국토교통부에서 조사한 ‘2022 주거실태조사’에 따른 수도권 1인당 주거 면적 32㎡보다 적은 것이다.
정준호 의원은 “2030 청년과 신혼부부들이 원하는 것은 치열한 경쟁 없이 ‘닭장’이 아닌 ‘집다운 집’에 맘 놓고 살고자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주거기본권을 보장하고 쾌적한 주거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정부와 산하 기관들이 약속한 정책 목표를 지키려는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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