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집단행동 관련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을 철회하고 수련 특례를 마련하기로 약속했으나 전공의 대부분은 끝내 의료 현장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의료 붕괴가 시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6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정부가 전공의 복귀 데드라인을 지난 15일로 잡았으나 전공의 대부분이 미복귀했다. 전국 211개 수련병원에 출근하고 있는 전공의는 1111명(8.1%·지난 12일 기준)에 그친다. 전공의 1만3756명 가운데 1만2000여명이 일괄 사직 처리될 상황에 놓인 것이다.
정부는 사직 후 1년 내 동일 연차·전공으로 복귀할 수 없다는 전공의 수련 규정에 특례를 적용, 복귀하는 전공의들이 오는 9월부터 다른 병원에서 수련받을 수 있도록 했다.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들은 빨라야 내년 9월 전공의 모집 때 동일 연차·과목으로 지원할 수 있다. 전공의들이 복귀에 적극적이지 않은 점을 감안, 전공의 공백이 1년 이상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전문의 중심병원 전환을 통해 난국을 타개할 방침이지만 의료계 시각은 회의적이다. 전문의 채용을 위한 비용 지원 등 구체적인 내용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서다. 현실적인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경영 환경 악화로 도산하는 병원들이 잇따를 것이란 시각도 있다.
정부 정책이 바뀌는 게 근본적인 전공의 복귀 방법이라는 의견이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및 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 정책이) 전공의 복귀를 끌어내기 위한 조치겠으나 전공의들을 돌아오게 하진 못할 것”이라며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것은 일방적이고 불합리한 정책 추진 강행에 대한 항의 표시였는데 정책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의 복귀를 진정 바란다면 애초에 이들이 왜 사직서를 냈는지 그 이유부터 생각해주길 바란다”며 “시한을 정해 전공의들을 압박하는 대신 지금이라도 정책을 바로 세우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정책 결정 과정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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