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측이 부동산 인도 소송에서 패해 SK그룹 본사 건물에서 미술관 퇴거 판결을 받은 후 ‘부당하지만 판결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소송 상고심 재판부가 임시 지정됐다. 항소심 판결문 경정(수정)의 타당성을 따져볼 대법원 재판부도 정해졌다.
노소영 관장 측 법률 대리인은 15일 입장문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이 제기한 부동산 인도 소송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며 “민법상으로는 SK 측의 부당한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대리인은 “노소영 관장과 최태원 회장의 이혼소송 2심 판결에 ‘SK그룹이 미술관 퇴거를 요구한 게 부적절하다’는 판시가 있었음에도 최태원 회장 등이 소 취하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데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트센터 나비는 현재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고 박계희 여사의 유지를 받들어 예술 감성이 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트센터 나비는 최태원 회장의 모친인 박계휘 여사가 운영했던 워커힐미술관의 후신으로, 노소영 관장이 이어받으며 2000년 12월 서울 종로구 SK그룹 본사 서린빌딩 4층에 입주했다. 서울대 공대 출신인 노소영 관장은 “전문인에게 미술관 운영을 맡기고 싶었지만 아트센터 나비를 설립한 2000년에는 디지털 아트 분야 전문가를 찾을 수 없었다”며 “어쩔 수 없이 맡아서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말한 바 있다.
SK그룹 사옥을 관리하는 SK이노베이션은 “임대차 계약이 2019년 9월 끝났는데도 아트센터 나비가 퇴거하지 않고 무단 점유하고 있다”며 지난해 4월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지난달 21일 “아트센터 나비가 SK이노베이션에 부동산을 인도하고 10억 4560여만원과 지연 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여기에 지난해 4월 1일부터 부동산 인도 완료일까지 매월 2490만원을 지급할 것을 명령했다.
노소영 관장 측은 SK 사옥에서 떠나기로 결정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퇴거 시기와 이전 장소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 아트센터 나비는 당장 퇴거하더라도 약 15억원을 SK 측에 지급해야 한다.
이 소송은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부가 판결 과정에서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재판부는 최태원 회장이 동거인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에게는 상당한 돈을 출연해 재단을 설립해줬지만 SK이노베이션은 퇴거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노소영 관장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며 위자료를 인정했다.
한편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 ‘이혼소송’ 2심 재판부가 “최태원 회장이 노소영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 3808억원과 위자료로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한 후 최태원 회장이 판결에 불복하면서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소송 상고심은 지난 10일 대법원 3부에 임시배당됐다. 상고 기록 접수 통지서도 같은 날 양측에 전달됐다. 항소심에 불복해 상고한 최태원 회장 측이 통지서를 확인한 후 20일 내 상고이유서를 제출하면, 본 재판부 배당과 함께 본격 심리 절차가 진행된다.
2심 판결 경정(수정) 재항고심은 지난달 27일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에 배당됐다. 2심 재판부가 판결 이후 판결문을 수정한 것이 ‘판결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라고 판단된다면, 이혼소송 상고심 재판부는 경정 전 판결문으로 사건을 심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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