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만취 상태의 음주 운전자 차량에 고의로 접근해 “교통사고를 당했으니, 합의금과 수리비를 달라”고 거짓말해 약 2000만 원을 편취한 3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김재은 판사는 사기 및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안 모 씨(39)에 대해 지난달 28일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안 씨는 지난해 4월 16일 이른 새벽 서울 양천구 일대에서 피해자 김 모 씨가 음주 운전하는 것을 우연히 발견하고 교통사고 피해자인 척 접근해 합의금, 차량 수리비, 보험금 등을 받아내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안 씨는 김 씨의 차량을 뒤쫓기 시작해 피해자 차량이 신호 대기로 잠시 정차하자 차량 우측 뒤편에 자신의 차량을 가까이 갖다 댔다. 그러고는 112에 피해자를 음주 운전으로 신고했다.
안 씨 범행은 김 씨가 입건된 다음 날부터 본격화됐다. 안 씨는 피해자가 자신이 교통사고를 일으키지 않았다는 사실을 모를 정도로 만취 상태였다는 점을 악용했다.
먼저 피해자 어머니에게 전화해 “아들의 음주 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당해서 상해를 입고, 승용차가 파손됐으니, 합의금과 수리비를 달라”고 거짓말했다.
피해자 측으로부터 차량 수리비 150만여 원과 렌트비 560여 만 원 그리고 합의금 500만 원 등 총 1210만여 원을 받아냈다.
아울러 피해자에게 자동차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고, 합의금 명목으로 보험금 320만 원을 받아냈다. 또 5차례 한의원 치료를 받고는 330만 원을 대납하게 했다. 이에 총 피해금액은 1900여만 원에 달했다.
김 판사는 “누범 기간 중에 교통사고 발생 사실을 꾸며 돈을 편취했다”며 “그 죄책이 가볍지 않고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안 씨는 2013년 1월 특수강간 등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징역 7년 6개월, 같은 해 11월 폭력행위처벌법 위반(단체 등의 구성 활동) 징역 1년 6개월을 각각 선고받고 복역해 2020년 9월 출소했다.
한편, 안 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하고 지난 3일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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