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제151회 디 오픈 챔피언십. 김주형은 숙소에서 발 부상을 당했다. 아픈 발을 이끌고 질퍽이던 영국 잉글랜드 호이레이크의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 잔디를 밟았다. 표정으로는 아픈 내색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에이전트(벤 해리슨 스포트파이브 부사장)의 등에 어부바를 하며 상황을 즐겼다.
그렇게 최종 4라운드까지 미국의 브라이언 하만을 쫓았다. 하만은 수많은 골프 장갑을 우산 살에 무장한 채 긴 스윙 시간으로 로열 리버풀을 공략했다.
김주형은 결국 하만을 잡지 못했다. 클라레 저그(디 오픈 우승컵)를 든 하만이 올해의 골프 챔피언에 등극했다. 김주형에게는 아쉬운 순간이다. 그래도 한국 선수 최고 순위인 준우승으로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올해는 한국 선수 8명이 첫 한국인 우승이자, 아시아인 우승에 도전한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주 무대로 뛰는 선수는 4명(김주형, 임성재, 김시우, 안병훈)이다.
김주형은 이번이 3번째 출전이다. 2022년 공동 47위에 이어 지난해 준우승을 기록했다.
임성재는 이번이 4번째 출전이다. 최고 순위는 지난해 공동 20위다.
김시우는 이번이 6번째 출전이다. 최고 성적은 2022년 공동 15위다.
2010년 처음 디 오픈을 경험한 안병훈은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출전했다. 2022년은 성적 부진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해는 직전 대회(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선전으로 막차를 타고 공동 23위에 올랐다.
송영한은 2017년 이후 7년 만에 2번째 디 오픈에 나선다. 첫 출전은 공동 62위였다.
2016년 처음 디 오픈에 출전한 왕정훈도 2017년이 마지막 출전이었다. 그 역시 7년 만에 돌아왔다. 이번에는 첫 컷 통과를 노린다.
김민규는 코오롱 한국오픈 우승 자격으로 2022년 디 오픈을 밟았다. 지난달 우승으로 다시 한번 기회를 얻었다.
고군택은 처음 디 오픈에 출전했다. 남자골프 4대 메이저 대회 통틀어 첫 출전이다. 매일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글래스고 공항에서 잃어버린 골프채도 되찾았다. 찾기 전에는 골프장 직원의 골프채를 썼다.
최경주는 2007년 디 오픈에서 공동 8위에 올랐다. 김주형이 기록을 경신하는 데 16년이 걸렸다.
이번에는 미국과 아시아에서 내놓으라는 한국 선수들이 올해의 골프 챔피언 등극에 도전한다. 한국 선수들의 발걸음은 점점 클라레 저그에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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