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가 국내 증시를 떠나 미국, 일본 등 해외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시장에선 수익을 올리고 있다. 개인이 상반기 주로 매수한 종목들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마이너스를 보이는 반면 외국인은 플러스 성과를 내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4조473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가 2800선을 넘기고 2890선까지 오르며 고점을 연일 돌파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국내 주식을 처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랜 기간 ‘박스피’에 실망한 개인은 국내 시장을 떠나고 있지만 반대로 국내 시장에 투자하는 외국인의 성과는 양호하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평균 수익률은 4.80%였다. 외국인은 하반기에도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29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지속적으로 비중을 늘리고 있다.
반면 개인은 투자 성과도 좋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평균 수익률은 -9.39%를 기록했다.
개인은 이달 현대차(3370억원), SK하이닉스(3100억원), 기아(1846억원), 시프트업(1846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대부분 상반기 상승세를 보인 뒤 한숨 돌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종목들이다. 현대차 평균매수단가는 27만6565원으로 이날 현대차 종가가 26만85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손실권이다.
하반기 개인은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LG에너지솔루션 등 주가가 오른 종목들을 처분했는데 동시에 순매수에 나선 종목들은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상반기를 기준으로 봐도 개인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은 하나도 빠짐없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네이버,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 등 10개 종목 주가는 평균 23.15% 떨어졌다.
반면 상반기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은 평균 62.50%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피 상승률은 5.4%다. 순매수 6위인 HD현대일렉트릭이 상반기에만 277.13% 급등했고 10위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100.40% 오른 덕분이다.
개인은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17조954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상반기에만 13조4795억원(ETF·ETN·ELW 제외)어치를 팔아치웠다. 반면 미국 주식시장에선 78억6760만 달러(10조8809억원), 일본 주식시장에선 5억1700만 달러(715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투자 성과에서 외국인에 밀리고 있지만 개인이 국내 증시에서 해외 증시로 눈을 돌리는 건 불가피해 보인다. 2900선 앞에서 고꾸라지는 등 해외 증시에 비해 약한 상승 동력이 원인이다. 상반기 코스피가 2400~2800선 사이에서 움직이는 동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4.48%, 나스닥지수는 18.13% 올랐다. 닛케이225지수도 18.28% 상승했다.
한아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코스피 박스권 장세 지속과 주요국 증시 상승, 기술주 성장에 대한 기대로 해외 주식 투자 증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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