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국민의힘 당권 경쟁에서 막판까지 한동훈 후보의 대세론이 깨지지 않으면서 관심사는 1차 투표에서 한 후보가 과반을 획득할 수 있을지로 향하고 있다. 한 후보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서둘러 선거전을 끝내겠다는 계획이지만 원희룡·나경원 후보는 결선투표까지 끌고 가면 ‘해볼 만하다’는 판단하에 막판까지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후보는 당 대표 경선을 1차 투표에서 끝낼 수 있는 내부적 자신감을 토대로 목표 득표율을 65%로 잡았다. 한 후보는 전날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기대 득표율에 대해 “지난번에 55%였다”며 “정말 깜짝 놀랄 투표율로 변화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큰지 보여달라”고 기대했다.
다만 경쟁 후보들의 단일화 움직임이 보다 선명해졌다는 점은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한동훈 캠프는 단일화에 당원들의 여론도 좋지 않고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 없다고 가능성을 낮추는 모습이다. 한 후보는 전날 상대 후보들의 단일화 움직임에 대해 “단일화는 자유”라면서도 “정치공학이나 정치적 기술이 민심과 당심에 큰 흐름을 꺾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다른 당권 주자들은 한 후보의 과반 득표를 저지해 결선투표까지 끌고 가 1대1로 붙으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다.
특히 전체 당원 중 40%가 몰려 있고 상대적으로 투표 참여율이 높은 영남권 당원들의 막판 응집력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이들 당원에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현역 의원 중에선 영남을 지역구로 뒀거나 친윤계로 분류되는 비율이 높다. 한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읽고 무시) 의혹 등으로 한 후보와 윤 대통령의 불화설을 지속해서 제기하는 이유기도 하다.
선거 구도에서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원희룡·나경원 후보는 최근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 놓고 “나를 지지해달라”며 은근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선거전 초반까지만 해도 원 후보가 나 후보를 향해 단일화를 향한 손짓을 내밀자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한 후 서로 언급을 아껴온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지율이 오르며 원 후보를 근소하게 앞서게 된 나 후보는 지난 13일 “(원 후보의) 지지율이 많이 빠지는 추이로 보이기 때문에 원 후보가 저를 지지해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에 원 후보는 “굳이 말하면 나 후보가 저를 돕게 될 것”이라며 맞받아쳤다.
다만 이들은 1차 투표를 앞두고 인위적인 단일화를 하기보다는 결선 투표에 떨어지거나 사퇴한 후보의 지지를 받는 방식으로 자연스러운 단일화 효과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당원 투표가 시작되는 점을 고려하면 단일화하기엔 시기적으로도 늦었고 한동훈 후보와 1대1로 대결하는 것보단 1대3 구도를 유지하는 게 과반 저지에 더 유리하다고 볼 여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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