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툴리눔 톡신 기업들이 중남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남미는 주요국 시장에 비하면 크지 않지만, 미용·성형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성장 잠재력이 뛰어나 K톡신의 선전이 기대되는 곳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나보타’는 국산 보툴리눔 톡신 중 처음으로 아르헨티나 품목허가를 받았다. 현지에서는 파트너사를 통해 ‘클로듀’란 이름으로 올해 4분기부터 판매된다.
아르헨티나는 정부가 인정하는 고위생감시국으로 분류될 경우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여기에 한국은 포함되지 않는다. 고위생감시국이 아닌 국가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유럽의약품청(EMA) 인증이 필수다. 나보타는 앞서 획득한 미국과 유럽 허가를 바탕으로 아르헨티나 식품의약품의학기술청(ANMAT) 문턱을 넘었다.
국제미용성형외과학회에 따르면 지난해 아르헨티나의 보툴리눔 톡신 시술 횟수는 1000명당 4.5명에 달해 세계 4위를 차지했다. 대웅제약은 앞서 브라질과 멕시코에서도 나보타의 허가를 받아 중남미 3대 시장에 모두 진출했다.
휴젤은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국내 제품명 보툴렉스)뿐만 아니라 히알루론산(HA) 필러도 중남미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레티보는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볼리비아 등 중남미 14개국에 진출했다.
올해 5월 휴젤은 콜롬비아에서 해외 의료전문가 초청 프로그램 ‘GLAM(Global Aesthetics Masterclass)’을 진행했다. 국내 의료진이 현지 미용·성형 의료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보툴리눔 톡신과 필러 효과를 극대화하는 노하우를 전수하며 기업 인지도를 올리고 제품을 알리는 행사다.
브라질에서는 실리프팅에 쓰이는 폴리다이옥사논(PDO) 봉합사 ‘리셀비’의 허가도 받았다. 중남미 최대 에스테틱 시장인 브라질의 실리프팅 시장 규모는 2030년 25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메디톡스는 올해 3월 브라질 제약사 블라우와 5년간 7300만 달러(약 1000억 원) 규모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2010년 브라질 시장에 처음 진출한 메디톡스는 지난해 보툴리눔 톡신 수출액의 약 30%를 브라질에서 올렸다.
‘뉴로녹스’(국내 제품명 메디톡신)로 브라질과 콜롬비아를 포함한 중남미 10여 개국에 진출한 메디톡스는 차세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뉴럭스’의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블라우는 브라질과 주변 국가에 제품을 공급·판매할 예정이다.
중남미는 미용·성형 수요가 크고, 최근에는 보툴리눔 톡신과 같은 비침습적 미용 시술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비즈니스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중남미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2021년 2억7870만 달러(3800억 원)에서 연평균 6.1% 성장해 2028년 4억2190만 달러(58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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