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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액의 15%만 나갔다” 한계 직면 자영업자, 저금리 대출로 못 갈아타는 이유는?

이투데이 조회수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 1년 9개월…실행률 15%
자영업자 연체율 급상승에 은행 대출 문턱 높여
가계신용대출 신청 건수의 10%는 대환 거절
금융위 “중기부 소상공인 대환대출과 중복 이용 가능
중기부 이용 후 신보 프로그램으로 넘어오도록 홍보”


금융당국이 자영업자의 고금리 사업자 대출을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게 한 지 2년이 다 돼가지만, 목표 공급액의 15%가량만 소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고물가에 이자도 제 때 못내 한계상황에 직면한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정작 정책 금융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사업자도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신청기한이 6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의 활용성을 높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신용보증기금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의 누적 지원실적 가운데 가계신용대출 공급액은 253억 원(1691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저금리 대환보증의 총 공급액은 1조6223억 원(3만620건)으로, 전체 대출 공급 목표액인 10조6000억 원 중 15.3% 수준에 그친다.

이 프로그램은 금융위원회가 신보를 통해 진행하는 대환보증 사업으로, 2022년 9월 말 시작해 현재 1년 9개월째 시행 중인 정책이다. 개인사업자 또는 법인 소기업으로 정상 경영 중인 차주의 금리 연 7% 이상 고금리 대출을 최대 연 5% 이하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

금융당국은 앞서 소진율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제도를 세 차례 개편했다. 지난해 3월 지원대상과 한도를 확대하고, 상환구조를 장기로 변경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사업 용도로 받은 신용대출도 2000만 원까지 갈아탈 수 있게 했다. 올해 3월에는 대환 프로그램 대상이 되는 취급 대출의 범위를 늘렸고, 대출금리를 기존 최대 5.5%에서 5.0%로 0.5%포인트(p) 인하했다.

하지만, 여전히 신청·공급 금액과 건수가 저조한 상황이다. 올해 4월 신청 금액은 961억 원(1990건)으로 전달 대비 약 9% 증가했지만, 5월에는 655억 원(1163건)으로 31%가량 대폭 줄었다. 지난달 신청 금액은 433억 원(709건)으로 더 떨어졌다. 대출 공급 건수와 금액 역시 신청 건수와 금액의 추이를 따라 3월 잠깐 급증했다가 다시 감소세를 보였다.

금융권에서는 저조한 실적의 원인으로 자영업자 연체율 상승을 꼽는다. 한국은행의 ‘2024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2022년 2분기 말 0.50%에서 올해 1분기 말 1.52%까지 약 3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자영업자 중 3곳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이거나 저신용인 취약차주의 연체율도 10.21%로 급등했다.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은 신보의 보증 비율이 90%로, 은행에 나머지 10%의 보증 부담이 있다. 차주가 대출을 갚지 못하면 10%는 은행이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다. 연체율이 높아지고 신용도가 떨어지는 등 자영업자의 상환능력이 하락할수록 은행이 대출 심사 과정에서 대환을 거절할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6월 말까지 전체 대환대출 신청 건수의 7.7%가량이 실행되지 못했다. 신용대출의 경우, 신청 건수의 10.5%가량이 대환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홍보도 부족한 상황이다. 자영업자들이 주로 방문하는 한 대형 커뮤니티에 “개인사업자 대출도 대환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을 몰랐다”는 내용의 글이 최근 게재됐다. 은행 영업점 직원이 해당 상품에 대해 알지 못해 실행이 어렵다는 호소도 잇따랐다. 한 자영업자는 지난달 말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신보에 방문해 대환대출을 문의했더니 은행을 찾으라 했고, 은행에 물으니 다시 신보로 보냈다”며 “A은행 지점의 은행원이 (대환대출을) 잘 모르는 눈치라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취지가 겹치는 다른 정책금융상품이 있다는 점도 이용률이 낮은 이유다. 앞서 중소벤처기업부는 2022년 7월 2000억 원 규모로 ‘소상공인 대환대출’을 시작했다. 올해 2월에는 중·저신용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소상공인 대환대출’을 5000억 원 규모로 신설했다. 연 7% 이상 대출을 장기분할상환(10년)조건의 연 4.5% 저금리 정책자금으로 대환해주는 사업이다. 업체당 5000만 원까지 지원 가능하다. 이밖에 지역신용보증재단에서도 비슷한 대환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당국은 이달부터 신보의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의 온·오프라인 홍보에 힘을 쓰겠다는 방침이다. 이달 3일 금융당국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은행영업점과 자영업자 커뮤니티 등을 통해 온ㆍ오프라인에서 해당 프로그램을 집중 홍보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기부의 소상공인 대환대출을 이용한 후의 ‘대출 창구’로 신보의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홍보를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책자금으로 대환하기 때문에 금리가 더 낮은 중기부의 소상공인 대환대출을 먼저 이용하는 개인사업자들이 많아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의) 실적이 저조했던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1인당 한도가 5000만 원인 소진공 프로그램을 이용한 이후 한도가 개인 1억 원·법인 2억 원으로 더 큰 (신보) 저금리 대환프로그램을 추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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