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M&AㆍAI사업 등 제동걸려
1분기 해외매출 4402억원에 그쳐
“사법ㆍ규제리스크 우선 해소돼야”
카카오가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사법리스크에 발목 잡혀 ‘비욘드 코리아’ 전략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수습한 카카오가 또다시 사법 리스크 재점화로 글로벌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해외 인수·합병(M&A) 등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15일 카카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1분기 해외에서 440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카카오 1분기 매출(1조9884억 원) 대비 해외 매출 비중은 22.1%다.
카카오는 해외 매출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이지만 2년째 제자리걸음 중이다.
김범수 위원장은 2022년 3월 20% 수준인 해외 사업의 매출 비중을 2025년까지 3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비욘드 코리아 비전을 발표했다. 카카오가 문어발식 확장을 통해 내수시장은 장악했지만 2021년까지 대부분의 매출이 국내에서 발생했던 만큼 내수 기업이라는 한계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에 카카오는 지난해 초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해 엔터 사업 확장으로 수익성을 높여 내수 기업 꼬리표를 떼겠다는 복안이었다. 카카오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M 북미 통합 법인을 출범한 것이다.
하지만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으로 경영진 대부분이 사법 리스크에 휩싸이며 해외 M&A가 대거 무산되고 인공지능(AI) 사업 등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지난해 카카오 해외 매출(1조4762억 원) 비중은 전체 매출의 19.5%로 오히려 2022년(20.5%) 대비 감소했다.
이번에는 수사 당국의 칼날이 김범수 창업자를 겨누며 카카오의 성장 동력을 향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법리스크 여파로 이미 카카오뿐만 아니라 카카오 계열사들도 해외 진출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지난해 카카오 핀테크 계열사인 카카오페이는 미국 종합증권사 시버트 경영권 인수가 무산됐으며 카카오모빌리티도 유럽 최대 택시 호출 플랫폼 프리나우 인수가 무산된 바 있다.
여기에 카카오가 4월 2억1220만 달러(약 2935억 원) 해외 EB(교환사채)를 발행해 이 중 1930억 원은 플랫폼과 AI, 콘텐츠 강화를 위한 M&A와 합작법인(JV) 설립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김 위원장의 사법리스크와 맞물려 좀처럼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업계의 분석이 나온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종목 보고서를 통해 “정신아 대표가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지 반년이 넘었지만 아직 신규 성장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AI 개발조직 통합도 진행됐지만 신규 모델 출시 일정이나 AI 서비스의 방향성이 공개되지 않아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공격적인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사법·규제리스크 해소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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