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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연령층에서 숏폼(짧은 영상) 콘텐츠를 무한 재생하는 ‘숏폼 중독’ 현상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숏폼은 주로 스마트폰에서 소비되는데 성인보다 스마트폰에 중독되기 쉬운 청소년일수록 무기력감이나 ‘팝콘 브레인(뇌가 현실에 둔감해지고 강렬한 자극에만 반응하는 현상)’ 등과 같은 부작용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1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용자들의 의지와 상관 없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알고리즘에 따라 자극적인 영상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이 같은 영상에 오랜 시간 노출되다 보면 자기통제를 할 수 없게 돼 무력감을 느끼거나 대인 간 커뮤니케이션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성인보다 통제력이 약한 청소년일수록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 교수는 “청소년들이 잠에 들기 전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으로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유튜브 앱을 켜 숏폼을 보다 보면 숙면을 방해해 신체 발달에 악영향을 주거나 피로감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SNS 기업들의 중독성 있는 알고리즘에 따라 재생되는 불법 콘텐츠의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가 있는 것처럼 유해 콘텐츠나 자극적인 영상 같은 특정 콘텐츠가 반복적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리서치가 발표한 ‘숏폼 콘텐츠 이용 현황과 인식, 규제 필요성’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1000명) 중 75%는 숏폼 콘텐츠를 시청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숏폼 시청자 중 18~29세의 젊은 연령층 비중이 93%로 가장 높았으며 응답자 52%는 유해한 콘텐츠를 시청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숏폼 콘텐츠 시청자 10명 중 약 7명(69%)은 ‘숏폼 콘텐츠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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