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지난 12일 최저임금위원회가 오는 2025년 적용될 최저임금을 1만30원으로 채택하면서 최저임금이 1만원 선을 넘어서게 됐다.
최저임금 인상에 자영업자들은 의외로 ‘선방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초 예상했던 인상폭보다 적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다만, 가파른 물가 상승과 각종 비용의 증가로 자영업자들의 어려운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인상된 최저임금에 대해 자영업자들 다수가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자영업자 정보 공유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지난 12일 인상된 최저임금에 관한 여러 게시글이 올라왔다.
한 작성자가 게시글을 통해 “내년 최저임금이 1만30원으로 오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댓글에는 “그래봐야 170원이다”, “이번엔 잘 막았다”, “물가는 미친 듯이 올랐는데 최저시급이 이 정도 오른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다”는 등의 의견이 달렸다.
특히 한 댓글은 “최저시급이 1.7%가량 오른 것인데 노동자 입장에서 너무 적은 인상률”이라며 “소비자물가보다 최저시급이 높아야 시장 경제가 잘 돌아가는데 지금은 거꾸로다”라며 피고용인의 입장에서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의 인건비 부담이 높아지며 반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는데, 의외로 다행이라는 반응이 다수 확인된 것이다.
오히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최저임금 인상보다는 주휴수당이 걱정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주휴수당도 영향을 받게 돼, 사실상 시급이 1만2000원에 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일부 작성자는 “최저임금보다 주휴수당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며 “주휴수당 지급 조건을 주 15시간으로 정한 것은 말이 안 된다. 30~40시간으로 바꿔야 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 12일 최저임금위원회는 제11차 전원회의를 통해 내년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30원으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 9860원에서 1.7%(170원) 오른 수준으로, 최저임금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1만원을 넘어선 액수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주 40시간 근무 기준 209만6270원이 된다.
당초 노동계는 최초 요구안으로 1만2210원(26.9% 인상)를 주장했고, 경영계는 최저임금 동결을 원했다. 이후 노동계의 최종 제시안 1만120원과 경영계의 최종안(1만30원) 중 투표를 거쳐 경영계의 최종안이 채택됐다.
이번 인상률이 지난 2021년(1.5%)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데다, 올해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심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최저임금은 지난해보다 240원(2.5%) 오르며 지난해 물가상승률 3.6%를 반영하지 못해 ‘실질임금 하락’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 2.6%를 넘어서는 금액안이 채택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공익위원 9명 가운데 5명이 1.7% 인상하는 경영계의 최종안에 투표한 것이다.
한편, 최저임금 인상폭이 예상을 밑돌았어도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배달 중개수수료율이 인상되는 등 비용 부담이 늘어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기가 어려운 상황으로 관측된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인건비를 부담할 수 있는 상황이 안된다”며 “혼자 하든지, 가족의 도움을 빌려 가게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이에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업계의 어려움이 예상돼 유감이라고 말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최저임금위원회가 오는 2025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7% 인상된 1만30원으로 결정한 것에 유감”이라며 “프랜차이즈 업계의 다수가 중소 가맹본부와 생계형 소상공인으로 현재 각종 비용 인상, 수익구조 악화, 소비 침체 등 코로나19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기 때문에 협회는 지속적으로 최저임금 동결 등을 요구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상 두 번째로 낮은 인상률이라고는 하나, 경영애로가 극심한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심리적 지지선인 1만원을 넘겼다는 사실은 업계에 큰 좌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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