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태원 참사’ 당시 부실 대응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희영 용산구청장에게 징역 형을 구형했다.
15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검찰은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의 심리로 열린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허위 공문서 작성·행사 혐의 공판에서 박 구청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검사 측은 함께 기소된 유승재 용산구 부구청장, 문인환 안전건설교통국장에게는 금고 2년, 최원준 안전재난과장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박 구청장에 대해 “총괄 책임을 지는 용산구의 각종 법률에 따라 지역 내 컨트롤타워로써 사고를 인식하고 예방할 책임이 있다”며 “그럼에도 박 구청장은 자신에게 부여된 책임을 이행하지 않았고 사고를 막기 위한 어떤 실질적인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처음 맞는 핼러윈 행사에 인파가 집중될 것은 명백히 예상됐음에도 (박 구청장은) 그 어떤 구체적 대책도 마련하지 않았다. 재난안전상황실도 적절히 운영되지 않았고 이전까지 민관 합동 점검도 없었다”며 “재난 컨트롤타워는 아무런 기능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박 구청장의 허위 공문서 작성·행사 혐의에 대해서 “사고 이후에는 자신의 책임을 피하고자 마치 필요한 조치를 다 한 것처럼 허위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다”며 “박 구청장의 과실과 그로 인한 피해가 너무 중대하다”고 말하며 구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금고 2년을 구형받은 유 부구청장에 대해서는 “사고 발생을 예방하고 대책을 마련할 긴급대책회의를 진행하지 않았고 사항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확인하지도 않았다”며 “피고인의 권한이 막중함에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 국장에 대해선 “용산구청에서 안전재난 권한을 부여받았다”며 “피고인의 권한이 막중함에도 적절한 조치를 안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최 과장에게 앞선 두 사람보다 중형인 징역 3년형을 내려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핼러윈을 앞둔 지난 2022년 10월25일 사고 예방을 위한 지시를 구체적으로 전달받기도 했다. 사고 당일 오후 3시부터 음주를 시작해 사고 이후 소속 직원으로부터 긴급 상황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그대로 귀가해 잠을 청했다”며 구형에 이유를 설명했다.
박 구청장 외 3명은 지난 2022년 10월29일 이태원 참사 당시 안전사고 예방대책을 소홀히 하고 참사가 발생한 후에 부실 대응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 구청장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부근에 많은 인파가 모일 것을 예상했지만 이에 대한 안전관리계획을 세우지 않았고 재난안전상황실을 적정히 운영하지 않은 등의 혐의와 참사 직후 부실 대응을 은폐하기 위해 허위 사실이 들어있는 보도자료를 작성 및 배포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이태원 참사 유가족은 박 구청장에게 엄벌을 촉구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박 구청장의 재판에 앞서 ‘참사 책임자 박희영 처벌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재판부에 엄벌을 요청했다.
박 구청장은 지난해 6월 보석으로 풀려나 구청장 업무를 수행하면서 재판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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