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디지털 무역적자 지난해 5.5조엔…올들어서도 14% 증가
OTT 구독·SNS 로열티 등 해외서비스 이용 급증 영향
“적자 두 배 커지면 엔화 가치 최대 6엔 추가 하락”
유튜브 프리미엄과 아마존 프라임 등을 비롯한 해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구독과 인스타그램, 라인(Line) 등 소셜미디어(SNS) 활동이 장기적으로 일본 엔화 가치 하락 압력을 키우는 요소라는 지적이 나왔다.
15일 닛케이아시아는 장기적으로 일본의 서비스 무역수지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이른바 ‘디지털 무역수지 적자’를 지목하면서 이런 막대한 적자가 ‘엔저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무역은 디지털 광고에 내는 수수료, 해외 동영상 스트리밍 구독료, 지식재산권(IP) 관련 로열티 등으로 구성된다.
일본 재무성과 일본은행(BOJ)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디지털 무역적자는 5조5000억 엔(약 48조143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일본 전체 서비스 무역적자 2조9000억 엔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디지털 무역적자는 올해에도 5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의 디지털 무역적자는 2010년부터 확대됐는데,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재택근무 등의 영향으로 해외 디지털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확대 추세가 가속화됐다. 그사이 미국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곤두박질쳤다. 2021년까지만 해도 110엔 안팎에 거래되던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160엔대까지 치솟았다.
무역은 통화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 중 하나다. 디지털 무역적자 확대가 엔화 가치에 직접 미친 영향을 정량화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본의 디지털 무역적자 증가 추세가 장기화하면 엔화 가치 하방 압력을 키우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이와연구소의 기시가와 가즈마 이코노미스트는 “디지털 무역적자는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와 달리 계절적 요인이 거의 없어 일본의 경상수지에 꾸준하게 하향 압력을 가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즈호리서치앤드테크놀로지스에 따르면 일본의 디지털 무역적자가 2026년까지 2023년 대비 두 배로 증가할 경우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5~6엔 정도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
디지털화를 위한 일본의 구조 개혁도 디지털 적자를 부추기는 요소다. 기업들이 디지털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해외 서비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0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기준 클라우딩 컴퓨팅 인프라와 플랫폼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 미국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0~7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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