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안에 SMR 가동되도록 투자 법안 발의
2050년까지 전체 전력 소비량 11% 원전 담당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 정부가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35년 만에 원전을 재도입한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질베르토 피케토 프라틴 이탈리아 환경에너지부 장관은 “10년 안에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가 가동될 수 있도록 SMR 투자 허용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2050년까지 전체 전력 소비량의 11% 이상을 원전이 담당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태양광과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 기술이 청정에너지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면서 핵에너지가 지속가능한 전력공급의 한 부분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차원이 다른 안전성과 장점이 있는 신기술이 나온 터라 그동안 여러 차례의 국민투표에서 드러난 원전을 향한 국민적 혐오감도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탈리아는 1960년대와 1970년대에 4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면서 한때 유럽에서 가장 큰 원전을 보유한 국가였다. 그러나 지난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터지자 다음 해 국민투표를 거쳐 ‘탈원전’을 결정했다. 1987년 11월 8∼9일 이틀간에 걸쳐 진행된 국민투표에선 국민 80%가 탈원전을 지지했다. 당시 운영되던 원전 4기는 즉각 가동이 중단됐고 1990년 마지막 원자로가 폐쇄되면서 이탈리아는 세계 최초의 탈원전 국가로 꼽혀왔다.
이탈리아 원전 재도입은 2010년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 시절 다시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로 국민투표에서 반대 의견이 94.1%로 치솟으며 무산됐다.
최근 이탈리아 최대 환경단체 레감비엔테의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0%가 원전이 이탈리아 에너지의 해결책이라는데 회의적인 견해를 나타냈으며 25%는 강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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