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D 존재감 커지자…증권사, 하반기 새 먹거리로 ‘낙점’
국내외 CFD 잔고, 5월 대비 40%↑
코스피 매수포지션 잔고 15% 뛰어
증권가, 수수료 인하·해외종목 확대
지난해 주가 조작 사태에 악용된 뒤 인기가 급감했던 차액결제거래(CFD)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고객 외면에 주춤했던 CFD 서비스를 다시 확대하는 데에 관심을 보이는 증권사도 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2일 기준 증거금을 포함한 국내외 CFD 명목 잔고는 1조4322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5월 연중 최저치인 1조171억 원까지 떨어졌다가 40.81% 증가했다. 유가증권시장 매수포지션 잔고는 4539억 원까지 하락했다가 12일 5220억 원으로 15% 뛰었다.
연초 이후 지지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코스피 지수가 2850선까지 올라오며 레버리지 투자 유인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자산을 매수하지 않고 기초자산 가격 변동 차익을 얻는 CFD는 최대 2.5배까지 레버리지가 가능하다. 코스닥 지수는 코스피에 비해 답보 상태지만, 코스닥 매수포지션 잔고도 지난달 4143억 원에서 4429억 원으로 6.90% 증가했다.
미국, 일본 등 주요국 증시가 상승세를 타며 해외증시 CFD 잔고 역시 급증했다. 같은 날 해외 매수포지션 잔고는 2383억 원으로 올해 들어 1300억 ~1800억 원대를 유지하다 7월 들어 1거래일을 제외하고 2000억 원을 웃돌았다. 해외 매도포지션은 연초 28억 원에서 125억 원으로 치솟았는데, 주가 하락에도 베팅이 가능한 CFD 특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CFD의 절세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주식 배당소득에는 15.4% 세율이 적용되지만, CFD 배당수익에는 파생양품 양도세 11%만 과세된다. 배당 포함 금융수익이 2000만 원을 넘어도 종합과세나 대주주 양도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또 해외주식 직접투자 매매차익에는 22% 양도소득세가 매겨지지만, CFD는 절반 수준만 부담하면 된다.
지난해 3월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건이 벌어진 후 CFD 관련 제도가 보완된 점도 CFD를 향한 투자자 불안을 희석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CFD 거래가 일시 중단된 동안 정부는 개인 전문투자자 투자 요건을 강화하는 등 규제를 강화한 바 있다.
CFD 수요가 늘며 증권사들도 관련 서비스 확충에 나섰다. 유안타증권은 8일 국내외 주식 CFD 온라인 매매수수료를 기존 0.15%에서 0.10%로 인하했다. CFD 이용 고객의 비용 부담을 덜어 투자를 지원한다는 취지다.
메리츠증권은 1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해외 CFD 거래 종목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CFD를 이용하는 전문투자자 고객이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도록 해외 상장된 채권형, 리츠 ETF를 거래 가능 종목에 추가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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