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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가격으로 유럽여행을 가는 건 반가운 일이지만 좁은 좌석에서 10시간 이상을 버텨야 하는 장거리 비행은 긴장되는 일입니다. 올 연말까지 유럽 5개 노선을 취항하는 티웨이항공의 성공 여부에 의문이 생기는 지점도 이 부분입니다. 다만 티웨이항공 같은 저비용항공사(LCC)들에도 비즈니스석이 있습니다. 좀 더 비싼 가격에 넓은 좌석을 제공하는 게 골자인데, 과연 장거리 취항과 함께 LCC의 비즈니스석도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까요?
15일 티웨이항공의 파리 노선 비즈니스석 가격을 조회해 봤더니 추석 연휴가 낀 9월 13~18일 가격은 337만570원이었습니다. 같은 기간 타 대형항공사의 비즈니스석은 700만원대로 절반에 못 미치는 가격입니다. 같은 기간 이코노미석 가격은 티웨이가 198만7640원으로 타 대형항공사 대비 약 24.2% 저렴했고, 대형항공사의 이코노미석과 티웨이의 비즈니스석의 가격을 비교해 봤을 때는 티웨이의 비즈니스가 28.5% 더 비쌌습니다.
그렇다면 LCC의 비즈니스석도 일반 인식대로 ‘프리미엄’ 일까요? 티웨이의 비즈니스 운임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보면 눕혀지는 좌석과 10㎏ 기내 수하물은 일반석 1개에서 2개까지 처리되며, 위탁수하물은 일반석 23㎏에서 40㎏까지 늘어납니다. 여기까지는 대형항공사가 제공하는 비즈니스 서비스와 유사합니다. 따라서 가격적인 측면에서 ‘비즈니스를 탄다’는 점을 감안하면 만족스러울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좀 더 살펴보면 부가 서비스에서는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기내식이 이코노미석과 같고, 공항 라운지를 활용하는데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다소 비싼 가격을 지불하지만 마일리지도 쌓을 수 없고, 긴 시간 비행하는데 기내 엔터테인먼트도 없어 따로 노트북 등을 준비해야 합니다. 공항 라운지 이용도 따로 제공되는 건 없습니다. 이런 면에서는 철저히 LCC인 셈입니다.
결국 LCC 장거리 노선의 승부수는 좀 더 넓은 좌석을 제공하더라도, 긴 비행을 저렴한 값에 감수하려는 승객들이 얼마나 많은지와 확실한 가격 경쟁력에 있어 보입니다. 정시출발과 안전은 너무나 기본적인 문제라 고려 사항에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여행 커뮤니티에도 티웨이의 유럽 노선 취항은 화제입니다. 다만 ‘가격이 얼마인지가 관건이다’ ‘문제없이 도착할 수 있다는 확신이 중요하다’는 반응이 상당수입니다. 티웨이로서는 장거리 확대와 함께 비즈니스석과 구독형 멤버십 등 부가 서비스를 판매할 여지가 더 늘어났지만, 저렴한 가격 경쟁력이 기반을 토대로 찾는 승객이 늘어야 빛을 발할 수 있는 수익구조인 점은 어쩔 수 없습니다.
티웨이의 장거리 노선 성공 여부는 성수기 뿐 아니라 비수기에도 가격 적인 이점을 확고히 하고 안전과 정시출발은 문제없다는 인식을 고객에게 심어줘야 할 것입니다. 티웨이의 유럽 노선 도전이 경쟁력 측면에서 결국 외면받는 시도가 아니라 선택권을 넓히는 다양성 확대의 시도로 안착할 수 있을지 티웨이의 운용의 묘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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