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한나연 기자]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10위를 차지한 호반건설이 방배7구역 재건축 사업에 참여 의향을 드러내면서 SK에코플랜트와 경쟁입찰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중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새롭게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1위 HDC현대산업개발을 제치고 올해도 시공능력평가 10위 자리를 유지할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방배7구역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고, 이후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SK에코플랜트, 호반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포스코이앤씨, 대우건설, 제일건설, 삼성물산 등 7개 사가 참석했으나 이후 SK에코플랜트와 호반건설만 각각 입찰 참여 의향서를 제출했다. 이에 양사의 경쟁 입찰 성사 가능성이 떠오르는 모습이다. 입찰은 다음 달 12일 마감된다.
이달 초 고시된 ‘방배7구역 재건축 사업시행계획’에 따르면 방배7구역은 서초구 방배동 891-3번지 일대 1만7549.8㎡ 부지에 용적률 236.45%, 건폐율 26.52%를 적용한다. 이를 통해 지하 4층~지상 19층, 아파트 6개 동, 316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특히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기준 SK에코플랜트는 9위, 호반건설은 10위다. 호반건설은 지난 2018년 송파구 오금동 ‘송파호반베르디움더퍼스트’를 준공한 바 있으나 강남·서초에는 정비사업 수주 이력이 없다. 일각에서는 최근 SK에코플랜트가 인근 신반포 27차 재건축 사업 수주에 성공한 데다 상대적인 브랜드 인지도 등을 감안했을 때 경쟁입찰이 성사될 경우 SK에코플랜트의 시공권 확보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의견이 나온다.
호반건설은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에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0위권에 안착했다. 시공능력평가는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건설공사실적·경영상태·기술능력 및 신인도를 종합 평가하는 제도다.
호반건설은 낮은 부채비율, 안정적인 실적 등 경영평가액의 상승세가 시공능력평가순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탄탄한 재무구조 역시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8709억원, 당기순이익 5897억원(영업이익 1852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26.3%로 업계 최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호반건설은 ‘무차입경영’ 원칙 등 보수적 경영으로 안정적인 사업 및 재무구조를 유지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새로운 시공능력평가 개정안이 적용되는 것이 변수다. 적용되는 개정안에 따르면 경영평가액 비중이 줄어들고 신인도평가액의 비중이 커진다.
시공능력평가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경영평가액을 40.4%에서 38.8%로 낮췄고 공사실적액에 ±30%를 곱해 계산하던 신인도평가액은 ±50%로 확대됐다. △하자 △시공평가 △안전 △환경 △불법행위 근절노력 등 신규 평가 항목도 도입됐다.
이는 건설 현장의 안전사고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호반건설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최근 ESG평가·자문 기관인 서스틴베스트의 ‘상반기 ESG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또 동반성장위원회와 ESG 지원사업 업무협약을 맺는 등 ESG경영 강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에 호반건설이 올해 시평 10위 자리를 유지할지, 지난해 11위를 차지한 HDC현대산업개발과 뒤바뀔지 이목이 집중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한 단계 떨어지면서 11위였던 호반건설과 순위가 뒤바뀌어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게다가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총사업비 4조5000억원)의 9월 착공(예정)을 앞두고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대규모 자체 사업인 만큼 최근 분양시장 위축을 딛고 차별적 실적 개선을 이끌어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연구원 역시 “자체 사업을 중심으로 우수한 수익성을 시현했던 (HDC현산의) 사업경쟁력을 감안하면 디벨로퍼로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 및 재무안정성 역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지난해, 올해 실적 흐름이 나쁘지 않고 상반기 ESG 등급도 오르면서 올해 시평 10위권에 다시 들어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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