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증권 본사. /사진제공 = 한양증권
[한국금융신문 전한신 기자] 한양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한양학원이 한양증권(대표 임재택닫기임재택기사 모아보기)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인수 후보에 우리금융지주(회장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KCGI(대표 강성부), LX그룹(회장 구본준닫기구본준기사 모아보기)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양학원은 한양증권 매각 추진을 공식화했다. 한양학원은 그간 부동산 경기 부진과 의료파업 등의 영향으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유동성 공급을 위해 한양증권 매각을 결정했고 최근 사모펀드(PEF), 금융사 등과 접촉해 인수 의사를 타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양증권은 조회 공시 요구(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답변을 통해 “최대 주주인 학교법인 한양학원에 확인한 결과, 지분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매각 대상자 ▲매각 금액 ▲매각 방식 및 매각 일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1개월 이내 또는 구체적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에 재공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양증권은 자기자본 기준 국내 30위권의 중소 증권사로 지난해 영업이익 462억9475만원, 당기순이익 351억417만원을 각각 기록해 ‘알짜 매물’로 취급되고 있다. 한양학원 측이 보유한 한양증권 지분은 특수관계인 지분 포함 약 40.45%로 시가총액은 12일 종가 기준 1776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이 더해져 매각가는 약 1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까지 한양증권의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곳은 우리금융과 LX그룹, KCGI 등이다.
앞서 지난 5월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한 우리금융은 내달 ‘우리투자증권’ 출범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약 1조1500억원으로 이는 전체 증권사 중 18위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이 포스증권 인수만으론 ‘10년 내 초대형 투자은행(IB)’이라는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도 포스증권 인수 후 추가 M&A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다만, 우리금융 측은 한양증권 인수추진설에 대해 “한양증권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LX그룹도 한양증권 원매자로 언급되고 있지만, LX홀딩스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한양증권 인수추진설을 부인했다.
일각에서는 ‘금산분리 규제’로 LX그룹의 한양증권 인수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법조계 관계자는 “금산분리 규제는 금융지주·은행에 해당하는 것으로 증권사와 같은 비은행 금융회사는 대상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다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과정에서 재무 건전성 등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면서도 “LX홀딩스의 올해 1분기 기준 자산총계는 1조7593억원, 부채총계는 579억원으로 한양증권 인수를 타진한다면 법적인 문제는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PEF 운용사인 KCGI도 한양증권의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KCGI는 앞서 지난해 8월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해 KCGI자산운용을 새롭게 출범한 바 있다. KCGI자산운용은 국내외 펀드, TDF 등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며 지난해 9억원의 순익을 기록,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시장에서는 KCGI가 한양증권 인수를 통해 증권업에 진출할 경우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날 한양증권 주가는 매각설이 알려지며 전장(1만3950원)보다 7.6% 오른 1만501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개장 직후에는 23.37% 급등한 1만7210원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207만주, 328억원을 기록 중이다.
전한신 한국금융신문 기자 poch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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