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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포스코·두산·효성, ‘선택과 집중’ 사업 재편 나섰다…AI·반도체·바이오·로봇·첨단소재 등 미래 먹거리 ‘사활’

녹색경제신문 조회수  

SK그룹이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리밸런싱’ 작업에 나선 가운데 포스코, 두산, 효성 등 주요 그룹도 사업 재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그룹 내 계열사 분할 및 합병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한 AI(인공지능), 반도체, 바이오, 로봇, 첨단소재 등 글로벌 경쟁력 확보는 물론 기업 가치 극대화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오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의 합병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은 초대형 에너지 기업 출범에 경쟁력 제고를 의미한다. 무엇보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전기차 배터리 제조 계열사 ‘SK온 살리기’ 일환으로 평가된다. 

SK그룹은 배터리 분리막 제조업체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를 매각해 투자자금을 확보하거나, SK온을 SK엔무브 등 다른 계열사와 합병해 상장을 추진하는 방안 등도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SK네트웍스는 지난 6월 주력 사업 중 하나인 SK렌터카를 8200억원에 매각했다. SK네트웍스는 확보한 자금을 우량 AI 기업에 투자하거나, SK매직 등 계열사의 AI 역량을 강화하는 데 활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미국 출장 중이던 지난 6월 28~29일 양일간 열린 경영전략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했다 [사진=SK]

SK그룹은 지난 6월 28~29일 양일간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오는 2026년까지 사업 재정비에 따라 확보된 80조원 규모의 재원을 AI·반도체 집중 투자 및 주주환원 등에 활용하기로 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103조원을 투자하고, 이 중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관련 사업 분야에 약 80%(82조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당시 미국 출장 중 화상으로 참석해 “그린·화학·바이오 사업 부문은 시장 변화와 기술 경쟁력 등을 면밀히 따져서 선택과 집중, 그리고 내실 경영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12일 ‘기업가치 제고 전략방향’ 등을 담은 ‘이차전지소재사업 밸류데이(Value Day)’를 개최한 가운데 자본 효율성 제고를 위해 전략 미부합, 저수익 사업, 불용 자산 등 120개의 구조개편 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김준형 포스코홀딩스 이차전지소재총괄(부사장)은 “포스코그룹은 ▲풀 밸류 체인(Full Value Chain) 완성 ▲사업경쟁력 강화 ▲차세대전지 소재시장 선점을 통해 캐즘을 돌파해 나가 2026년까지 이차전지소재사업에서 약 11조원의 그룹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포스코그룹은 캐즘을 기회로 염호·광산 등 리튬 우량자원을 확보하고, 글로벌 무역규제에 대비해 국내에서 제련·정제를 마친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적격 니켈 제품을 생산한다는 전략이다. 양극재는 고객 다변화 및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음극재는 세계 유일 IRA적격, Non(논) FEOC(외국우려기업) 생산기업으로 천연·인조·실리콘계 등 음극재 풀라인업을 강화할 방안이다.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사장)이 제3회 포스코그룹 이차전지소재사업 밸류데이에서 ‘기업가치 제고전략 방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홀딩스]

포스코그룹 측은 “2026년까지 속도감 있는 실행으로 구조개편 대상의 97% 이상을 완료해 약 2조6000억원의 현금 유입을 기대한다”며 “유입된 현금은 성장을 위한 핵심 사업 재투자와 주주환원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두산그룹은 지난 11일 계열사 분할과 합병을 통해 ▲클린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 및 첨단소재 등 3대 부문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했다.

클린에너지 부문은 두산에너빌리티, 두산퓨얼셀 등을 주축으로 원자력 발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가스ㆍ수소터빈, 해상풍력, 수소ㆍ암모니아, 리사이클링 등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친환경 에너지 사업 전반 포트폴리오를 갖춘다.

스마트 머신 부문은 소형 건설기계 시장과 협동로봇 시장에서 각각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 잡은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를 사업적으로 결합한다. 특히 두산밥캣을 자진 상장폐지하고 두산로보틱스 100% 자회사로 이관한다.

두산그룹 전경

반도체 및 첨단소재 부문은 두산테스나 중심으로 반도체, 휴대전화,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전자소재 생산 등을 하는 그룹 내 첨단소재사업이 모두 집결한다. 

두산그룹 측은 “이번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1조2000억원가량 차입금 감축 효과가 발생해 재무구조도 개선된다”고 강조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두산의 두산밥캣에 대한 실질 지배력은 13.8%였으나, 개편 후에는 42%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이를 통해 두산은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두산밥캣으로부터 배당 수취가 가능해지는 데다, 두산로보틱스의 기업·지분 가치 증대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효성그룹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형제경영’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독립 경영에 나선다.

두 사람은 ㈜효성과 HS효성 2개 지주사로 나누는 기업 분할을 한다. 조현준 회장은 ㈜효성을 중심으로 효성중공업,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등 기존 주력사업을 이끈다. 조현상 부회장은 HS효성을 주축으로 HS효성첨단소재,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HS효성홀딩스USA, HS효성더클래스, HS효성토요타, HS효성비나물류법인, 광주일보 등 6개 계열사를 거느리게 됐다.

조현준 회장은 오랜 적자에 시달리는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스틱인베스트먼트 및 아이엠엠프라이빗에쿼티(IMM PE)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매각 조건을 조율 중인데 매각 규모는 1조3000억 원으로 알려졌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앞줄 오른쪽 둘째)이 타운홀미팅에서 직원들의 요청에 따라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HS효성]

 

HS효성은 1일 공식 출범 후 핵심 계열사인 효성첨단소재를 조용수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서 조용수ㆍ성낙양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하기로 하는 등 조직 정비에 나섰다.

조현상 부회장은 지난 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계열분리 시점에 대해 “얽힌 지분들이 많고 프로세스가 복잡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며 “연내는 쉽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인수합병(M&A)은 회사가 성장하는 방법 중 하나”라며 HS효성의 M&A 가능성도 열어뒀다. HS효성의 핵심 계열사인 HS효성첨단소재는 올해 초 신사업 담당 조직인 미래전략실을 신설해 전기자동차 소재를 비롯한 여러 분야의 성장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녹색경제신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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