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한국선급(KR)과 해양수산부가 제안한 선박운항 탄소집약도 지수(CII, Carbon Intensity Indicator)’ 등급 산정이 개정됐다. 이로 인해 한국의 벌크선과 자동차운반선 등 76척이 최소 1등급 이상 향상 혜택을 받는다.
15일 KR에 따르면 지난 3월 22일 국제해사기구(IMO)에서 개최된 제81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arine Environment Protection Committee, MEPC)에서 CII 등급 산정을 위한 계산식 개정이 승인됐다.
KR이 CII 등급 산정을 위한 계산식 오류 사항을 식별하고, 해양수산부를 통해 IMO에 제안해 정정 합의를 이끌어 냈다.
선박운항 탄소집약도는 총톤수 5000톤(t) 이상인 국제 항해 선박을 대상으로 한다. 선박의 실제 연간 소모량과 운항거리 등을 기반으로 CII를 계산(Attained CII)하고, 해당 기간 선박에 요구되는 CII 허용값(Required CII)과 비교해 A(높은 등급)부터 E(낮은 등급)까지 등급을 부여하는 국제적인 규제이다. 지난 2023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KR이 식별한 계산 오류 사항은 CII 계산 시 선박의 실제 용량(DWT 또는 GT)이 적용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27만9000 DWT 이상의 대형 산적화물운반선(Bulk Carrier)과 5만7700GT 이상의 차량운반선(PCTC)은 실제 선박의 용량이 아닌 고정값을 적용하도록 잘못 인용해왔다.
KR은 해당 선박들의 CII 등급이 실제와 다르게 낮게 등급을 부여받게 됨에 따라 우리나라 국적선의 온실가스 저감분야 경쟁력 확보에 큰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이에 2023년도 IMO 연료소모량(Data Collection System for Fuel Oil Consumption, DCS) 데이터를 통해 대상 선박들의 CII 계산 검증을 수행한 결과, 계산식 오류 개선의 영향을 받는 27만9000 DWT 이상의 벌크선과 5만7700 GT 이상의 차량운반선 101척 중 75%에 해당하는 76척의 선박 CII 등급이 최소 한 등급 이상 향상되는 결과를 얻었다.
CII 등급 산정 개정으로 팬오션과 폴라리스쉬핑, H-LINE, 시도상선, 현대글로비스, 유코카캐리어 등 국내 굴지의 해운선사 소유선박들이 CII 등급 향상 혜택을 받게됐다.
해운시장 특성 상 CII 등급이 낮은 선박들은 △중고선 거래량 감소 △규제 만족을 위한 친환경설비의 설치 또는 감속 운전으로 인한 수익성 감소 △특정항만에서의 항세감면 인센티브 적용제외 △용선시장에서의 외면 및 중고선 잔존가치 하락 등 경제적인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KR 관계자는 “이번 CII 계산식 오류 정정으로 인해 해운시장에서 불리한 피해를 받을 수 있는 일부 국적선박들이 정확한 CII 등급을 시의적절하게 적용받게 됐다”며 “향후 IMO에서 추가로 논의 중인 CII 규제 개정사항에 대해서도 민관이 협력해 효율적으로 대응, 국적선 경쟁력 강화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IMO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단기조치의 개정을 위한 검토를 진행 중이며, CII 등급 제도를 포함한 관련 규제의 개정 작업을 오는 26년 1월 1일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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