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금메달 5개의 ‘약소한’ 목표로 나서는 2024 파리 올림픽. 그중에서도 구기 종목의 약세는 도드라진다.
40년 만에 출전이 무산된 축구의 충격적인 탈락을 비롯해 농구, 배구, 하키 등이 모두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단체 구기 종목 중 파리에 나서는 한국 대표팀은 여자 핸드볼이 유일하다.
개인 구기 종목 중 탁구와 테니스 등이 주목받는 가운데, 그 중에서도 메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종목은 다름 아닌 ‘골프’다.
골프는 올림픽 초창기에 잠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가 오랜 기간 빠져 있었다. 그러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오랜 만에 부활했는데, 그 대회 여자 골프 금메달의 주인공이 바로 박인비였다.
반면 3년 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선 아쉬움이 있었다. 여자부에선 고진영(29·솔레어)과 김세영(31·메디힐)이 공동 9위, 2연패를 노리던 박인비가 공동 23위에 그쳤다. 남자부에서도 임성재(26·CJ)가 공동 22위, 김시우(29·CJ)가 공동 32위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파리 올림픽. 한국 남녀 골프는 최초의 동반 메달 수확을 노린다.
남자부는 김주형(22·나이키골프)과 안병훈(33·CJ)이 나선다. 김주형은 2022년 혜성처럼 등장해 한국을 넘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주목하는 ‘영건’이 됐고, 안병훈은 2부투어를 거쳐 지난해 PGA투어에 복귀한 뒤 올해 좋은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김주형과 안병훈 모두 올 시즌 PGA투어에서 각각 한 차례씩 준우승을 차지한 경험도 있다. 둘보다 랭킹이 높은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지만, 골프는 어떤 종목보다도 이변이 많은 종목이다.
2020 도쿄 대회 남자부에서는 당시 기준 세계랭킹 161위의 로리 사바티니(슬로바키아)가 은메달, 181위의 판청쭝(대만)이 동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여자부는 2016 리우, 2020 도쿄와 달리 이번엔 엔트리 4명을 꽉 채우지 못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이 다소 부침을 겪으면서 고진영과 양희영(35), 김효주(29·롯데) 등 3명만 올림픽에 나선다.
그래도 셋 모두 이번 올림픽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은 긍정적이다.
고진영과 김효주는 도쿄 대회에 이어 2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고, 양희영은 리우 대회에 이어 8년 만에 올림픽에 복귀한다.
특히 ‘베테랑’ 양희영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양희영은 지난달 말 열린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극적으로 올림픽 티켓을 확보했다. 메인스폰서 없이 활동하면서도 중요한 순간마다 집중력을 발휘하는 양희영은 올림픽에서도 기대를 모은다.
한편 이번 대회 골프 종목은 메이저대회 못지않은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올 시즌 남녀 골프의 ‘최강자’로 자리 잡은 남녀 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 넬리 코다(이상 미국)가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후발 주자들의 면면 또한 화려하다.
남자부에선 로리 매킬로이(아일랜드), 잰더 쇼플리(미국), 루드비그 아베리(스웨덴), 욘 람(스페인) 등이 셰플러의 독주를 저지할 후보로 꼽힌다.
여자부에선 릴리아 부(미국), 인뤄닝(중국), 셀린 부티에(프랑스), 해너 그린(호주) 등이 주목된다.
특히 여자부의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올림픽 3연속 메달을 노린다. 리디아 고는 2016 리우에선 은메달, 2020 도쿄에선 동메달을 수확했다. 유일하게 가지지 못했던 금메달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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