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코스닥 상장사가 코스피 상장사보다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보다는 연명을 위해 비용이 저렴한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중소기업이 많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 ‘2024년 상반기 주식 전자등록 발행금액’ 통계에 따르면 코스닥, 코스피, 코넥스, 비상장사를 통틀어 기업들이 주식 전자등록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10조24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했다.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가 조달한 자금보다 코스닥 상장사가 조달한 자금이 8690억원 많았다. 기업들은 코스닥에서 주식 발행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3% 증가한 4조8470억원을 조달했다. 코스피에선 주식 발행으로 3조9780억원을 조달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4% 감소한 수치다.
상반기 발행 주식 총량은 97억617만주로 전년 동기 대비 21.0%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코스닥 상장사가 발행한 주식 수 비중이 65.2%(63억2830억주)를 차지했다. 코스피 발행 주식은 전년 동기 대비 50.0% 감소했는데 코스닥 발행 주식이 123.6% 증가했다.
유상증자 발행 주식은 코스닥 상장사가 24억8581만주로 코스피 상장사(8억9626만주)보다 더 많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의 상반기 유상증자 공시(기재정정 제외) 58건 중 38건이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증자를 결정한 사례였다. 전략적 투자나 성장을 위한 ‘시설투자’나 ‘인수합병’ 목적이 아니라 당장 생존에 필요한 자금 수혈 사례가 많았다.
유상증자 공시 사례 대부분은 대금 납입자가 정해진 ‘제3자 배정’ 방식이었지만 신라젠(880억원), 다원시스(398억원), 유니슨(305억원), 판타지오(230억원), 캐스텍코리아(63억원) 등은 지분가치 희석으로 기존 주주 부담이 커지는 ‘주주배정’ 또는 ‘일반공모’ 방식이었다.
주주배정 방식은 기존 주주 참여를 통해 이뤄지는데, 새로 발행하는 주식 수량만큼 주가가 희석된다. 기존 주주가 아니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일반공모 역시 할인된 가격에 주식 수가 늘어나 기존 주주에게 부담이 커지는 방식이다.
올해 실적이 열악해지면서 자금 압박과 재무 부담이 커진 코스닥 상장사들이 유상증자를 대거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5월 발표한 ‘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 2024년 1분기 결산실적’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12월 결산 상장사 1150개사의 1분기 순이익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 11% 감소한 2조3312억원, 2조1717억원으로 집계됐다.
분석 대상 코스닥 상장사의 1분기 순이익률, 영업이익률도 3.34%, 3.58%로 전년 동기 대비 0.55%포인트, 0.28%포인트 감소했다. 영업이익 기준 1150개사 중 41%(472개사)가 적자를 냈다. 1분기 말 부채비율도 108.53%로 작년 말보다 2.31%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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