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키움증권이 올해 처음으로 발행된 지속가능연계채권(SLB)의 단독 주관을 맡은 가운데, 이에 대해 ‘ESG 경영의 일환’, ‘ESG 채권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회사의 ESG 경영 성과를 강조하고 나섰다.
그러나 일각에선 단순히 채권 발행만을 주관한 키움증권이 ESG 경영 성과를 홍보하는 것은 다소 무리라는 입장이 제기된다.
실제로 SLB를 발행한 회사는 현대캐피탈로서, ESG 핵심성과지표에 기반한 지속가능성과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투자자에게 일정 수준의 프리미엄을 제공하는 것은 발행사의 몫이기 때문이다.
지난 8일 키움증권 관계자는 해당 활동과 관련해 “ESG 경영의 일환으로 ESG 채권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면서 “특히 SLB가 국내에서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주관과 발행 업무를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이 올해 처음으로 발행한 1000억원 규모 SLB의 단독 주관을 맡았다.
8일 키움증권은 현대캐피탈의 1000억 원 규모의 SLB 발행에서 대표 주관사와 인수단 역할을 단독으로 맡았다고 밝혔다.
이번 현대캐피탈의 SLB 발행은 지난해 7월 국내 최초로 공모 발행한 데 이어 두 번째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한국거래소에 최초로 상장하는 SLB를 발행하기 위해 키움증권과 KB증권을 공동대표 주관사로, 교보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를 인수단으로 선정한 바 있다.
현대캐피탈에 따르면, 이번 SLB는 총 1000억 원 규모로 트랜치(만기 구조)는 모두 2년물로 구성됐다.
지속가능성과 목표는 현대캐피탈 전체 자동차 금융 가운데 친환경 차량 금융 상품의 비중 확대로 설정했다. 해당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만기 때 채권 금리 외에 0.02%포인트(2BP)를 투자자에게 추가로 제공한다.
SLB는 발행기업의 ESG 핵심성과지표에 기반한 지속가능성과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투자자에게 일정 수준의 프리미엄을 제공하는 특징을 가진 ESG 채권을 의미한다.
SLB는 일반적으로 발행사가 채권발행 전 설정한 지속가능성과 목표치(온실가스 배출 감축량, 재생 에너지 사용 비율 확대 등)를 기준으로 이를 달성하면 보상으로 금리를 유지하고, 달성하지 못할 경우 페널티로 금리를 상향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다른 ESG 채권과 달리 사후관리를 통해 목표 달성 여부를 검증하기 때문에 그린워싱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지난 2019년 첫 발행 이후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선 민간 기업들의 SLB 발행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번 SLB 발행에서 현대캐피탈이 지속가능성과 목표치로 제시한 내용은 △2025년 말까지 2년간 전체 자동차 신차 할부와 임대 상품의 취급 건수 중 전기차 등 친환경 차의 비중 확대 △현대자동차그룹 내수판매 중 친환경 차 비중 대비 2.8% 이상 확대다.
해당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현대캐피탈은 투자 기간 연 0.02BP의 프리미엄을 투자자들에게 추가로 제공한다.
이와 관련해 현대캐피탈은 NICE신용평가로부터 이번 SLB가 △핵심성과지표(KPI)의 선정 △지속가능성과 목표의 설정 △채권의 특성 △보고 △검증 등 지속가능연계채권의 핵심 구성 요소들이 국제자본시장협회(ICMA)의 지속가능연계채권 원칙(SLBP)에 부합한다는 인증 결과를 받아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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