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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금융 내버린 금융사] “남는 것 없다”…은행권,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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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표 서민금융기관인 저축은행이 대출에 빗장을 계속 걸어 잠그며 빚을 갚지 못하는 서민들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대표 서민금융기관인 저축은행이 대출에 빗장을 계속 걸어 잠그며 빚을 갚지 못하는 서민들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오픈런까지 벌어졌던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이 금융사의 리스크 관리 이유로 외면당하고 있다. 취약차주의 연체율이 높아지는 등 대출 상환 부담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 금융사들이 이들을 제대로 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을 취급하고 있는 은행이 지난달 공급한 대출액이 월 한도의 30~4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억원 한도로 매달 상품을 공급하고 있는 광주·전북은행은 지난달 각각 38억원, 37억원 공급하는 데 그쳤다. 취급 초기 금융사들이 몰려드는 수요로 인해 서민금융진흥원과 함께 월별 한도를 설정하고, 신청자를 받았던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저축은행 공급액도 한도의 3분의 1 수준이다. △우리저축은행은 지난달 한도 10억원 중 3억원 △IBK저축은행은 한도 15억원 중 3억원 △KB저축은행은 2억5500만원(한도 없음) △하나저축은행은 한도 5억원 중 1억5000만원을 공급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상품은 햇살론15 등 정책서민금융상품마저 이용이 어려운 하위 10%의 최저신용자를 지원해주는 보증 상품이다. 2022년 9월에 출시된 상품으로 지방은행 2곳(광주·전북은행)과 저축은행 9곳(NH·DB·웰컴·우리금융·하나·IBK·신한·KB·BNK) 등 11곳에서 취급하고 있다. 첫 대출에 최대 500만원을 빌려주고, 6개월간 성실하게 상환했을 경우 추가로 최대 500만원을 더 대출해 준다. 

이 상품은 지난해 단기간에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은행의 리스크 관리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취급이 줄고 있다. 지난해 7월 전북·광주은행이 각 70억원, 웰컴저축은행이 30억원, DB저축은행이 5억원씩 총 175억원을 공급했던 당시 나흘 만에 한도가 모두 동나며 전액 소진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4개사에서 올해 11개사로 취급사가 늘어났지만, 지난해 7월 대비 대출 공급액은 약 40%(6월 말 기준) 이상 감소했다.

다만 정부의 보증 건수는 줄지 않았다. 서민금융진흥원 관계자는 “올해 들어 보증 현황에는 변화가 없었다”며 “보증서 발급 후 은행에서 자체 신용평가로 거절되는 경우가 있어 금액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은 서민금융진흥원을 통해 보증을 신청한 후, 협약된 금융회사에 대출을 신청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금융사들은 최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이다 보니 판매나 관리비 등 건전성을 고려해야 하는 은행에서 취급하기 어려워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정부에서 90~100% 보증해 준다고 해도 손실 방지에 불과하다”며 “연체율을 높이는 상품을 취급하는 자체가 은행 입장에서는 위험 감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DB저축은행은 공급마저 일시 중단한 상태다. 

이에 금융권이 저신용자를 제도권 밖으로 내밀면서 공공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더 나아가 1금융권에서도 포용·상생 금융 차원에서 취급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을 취급하는 시중은행은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처음 출시됐을 때 지방·저축은행만 취급하라고 했던 상품이 아닌데 시중은행은 기존 상생금융 상품이 있다는 이유로 빠지고, 일부 은행만 들어가 있는 상황”이라며 “최저신용자들이 불법 사금융에 내몰릴 우려가 커지고 있어 기존 정책상품들이 제대로 취급되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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