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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30조 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전 4기 건설 사업을 따낼 우선협상 대상자가 이르면 17일(현지 시간) 결정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을 중심으로 한 ‘팀코리아’와 프랑스전력공사(EDF)가 맞붙은 가운데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한국형 원전을 수출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 등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빠르면 이번 주 중 각료회의 성격의 회의를 열고 두코바니·테멜린 지역에 신규 원전을 짓는 프로젝트의 우협 대상자를 발표한다. 발주처인 체코전력공사(CEZ)는 지난달 14일 한수원과 EDF의 입찰 제안서에 대한 평가 결과를 체코 정부에 제출했다.
외신에 따르면 정량 평가에서는 ‘예산 내 적기 시공’을 내세운 한수원이 기선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의 원전 건설 단가는 ㎾당 3571달러(2021년 기준)로 EDF(㎾당 7931달러) 의 절반에 불과하다. 정해진 기한 내 공사를 마친다는 점도 장점이다. 한국은 2009년 수주한 UAE 바라카 원전을 일정대로 건설했지만 프랑스는 핀란드 올킬루오토 3호기를 2009년까지 짓기로 했다가 13년가량 지연했다.
‘팀코리아’는 금융 지원까지 준비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오른 방미길에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만나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의 시공 능력과 압도적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를 통한 금융 지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체코의 재정 여력을 감안해 원활한 자금 조달을 돕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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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변수는 국제 역학 관계다. 유럽연합(EU) 일원인 체코로서는 원전 협력 동맹 내 맹주인 프랑스의 눈치를 어느 정도 살필 수밖에 없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올해 3월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에너지 포럼을 비롯해 세 차례나 체코를 직접 찾아 EU 중심의 원전 밸류체인 구축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 집권당이 총선에서 2당으로 밀려나면서 외부 이슈를 다룰 여력이 없다는 점, 체코 현지 언론을 중심으로 EDF가 러시아 원전 업계와 연계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은 한국에 유리한 부분이다.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은 총사업비가 최소 3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중 순공사비는 약 19조 4380억 원으로 추정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발주처에서 발표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발표 날짜나 세세한 조건들 모두 우리가 결정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원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은·무보 등이 할 수 있는 한 금융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이들 기관이 협상 초기부터 배석해 논의에 참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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