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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변 유적지 개발되나”…풍납미성, 5수만에 ‘국가유산 심의’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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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풍납토성 발굴 및 복원 공사 현장. /송파구청


[땅집고] 문화재보호법을 적용받아 재건축·재개발 어렵던 풍납동 토성 일대 아파트 정비사업 가능할 전망이다. 토성 내 재건축 첫 주자 풍납미성 아파트가 23층까지 층수를 높이는 것에 대해 국가유산청(구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은 것이다. 그간 유적지로 지정돼 쇠퇴의 길을 걸었던 풍납동 일대 변화의 바람이 불 수 있을 지 기대감이 나온다.


14일 서울경제는 국가유산청이 지난 10일 사적분과위원회 심의에서 풍납미성아파트의 재건축 행위 허가 신청에 대해 ‘조건부 가결’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위원회는 현재 최고 11층, 275가구 풍납미성아파트를 최고 23층, 411가구로 재건축하는 것을 허가하되 착공 전 매장유산 시굴조사를 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매장유산이 나올 경우 어떻게 보존할지에 대해서도 국가유산청의 심의를 받도록 했다.

풍납미성아파트는 1985년 준공된 40년 차 아파트다. 2021년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았다. 용적률이 167%에 불과하지만, 사적11호 풍납토성 내부에 위치해 그간 정비사업이 어려웠다.

풍납미성아파트는 국가유산청 심의를 5번 만에 통과했다. 올해 5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4차 심의에서는 재건축 계획의 최고 층수를 낮추라며 ‘부결’ 결정을 내렸다. 1·2차 심의에서는 문화재 위원들의 현장 조사와 자료 보완 요청이 이뤄졌다.

이번 결정은 그간 사적으로 지정돼 개발이 더뎠던 송파구 한강변 일대 아파트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동아한가람(1995년 준공), 한강극동(1995년), 씨티극동(1998년) 등 풍납토성 내부에는 재건축 연한을 곧 채우는 아파트가 있다.

서울시도 풍납동 개발 방안을 찾기에 동참한 모습이다. 시는 최근 ‘풍납토성 보존 관련 규제 영향분석’ 용역을 공고했다.

한편, 풍납동은 시와 국가유산청이 백제문화층 매장 추정 지역을 매입해 사적으로 지정한 곳이다. 풍납토성의 성곽이 남아있는 12만6066㎡의 지역은 1963년 1월 21일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11호로 지정됐다.

이후 1997년 풍납토성 성곽 내부 지역의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백제시대 유물이 출토되자 2000년 6월 풍납토성의 내부 지역을 보존하기로 결정됐다. 문화재청은 2009년 이 곳을 권역으로 나눠 풍납토성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해왔다.

문화재청이 문화유산 보존의 중요도를 강조하면서 풍납동 일대는 1997년 백제시대 유물이 나온 이후로 점점 쇠퇴해왔다. 인구도 줄었다. 송파구청에 따르면 2001년 5만7182명이던 풍납1·2동 주민등록인구는 올해 4월 기준 3만5152명으로 급감했다.

송파구청은 풍납 토성 일대를 개발할 수 있게 해달라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헌재는 청구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각하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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