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 간편결제사 가맹계약 시 정산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기면서 백화점, 편의점 등 일부 유통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한국 결제 시장 메기를 촉발한 간편결제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금법 개정안은 그간 전통 금융사와 핀테크사간 이해관계가 충돌하며 많은 갈등을 빚어왔다. 그 중 하나가 바로 PG규정을 받지 않은 유통사들도 개정안에 따라 PG라이선스를 따야하거나 간편결제사와의 거래시 한층 강화된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당장 9월부터 시행이 되는데 일부 유통사들은 아예 간편결제사와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거나 보이콧 단체행위까지 논의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그간 간편결제사가 전통금융을 위협하면서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한건 사실이다. 과거 선불충전 관련 머지포인트 사태부터 PG사업관련한 정보유출과 금융사고 등이 잇따랐다.
하지만 이를 유통 전반에까지 연대책임을 묻고, 준비도 되지 않은 기업 대상으로 획일된 규제 잣대를 들이미는건 어불성설이다.
간편결제 플랫폼은 이제 우리 생활속에서 많은 변화를 촉발했다. 현금사용이나 카드 없이도 언제 어디서든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관없이 결제할 수 있는 편리함을 가져왔다.
유통업계도 간편결제를 도입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결제를 한층 쉽고 편리하게 개편했고. 이는 합리적인 소비로 이어졌다.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이들이 구축한 디지털 결제 인프라는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K-핀테크의 첨병역할을 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간편결제 수수료가 매우 높고, 보안에 취약하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간편결제 기반 지급결제의 진정한 가치는 소비자 생애에 걸친 생활 정보 등 핵심 정보를 다룬다는 점이다. 결제는 상거래가 최종 완성되는 지점에서 소비패턴, 선호도, 생활행태, 창업, 상권 등 무한 정보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정보가 기업의 다양한 사업모델로 연결되고 수익원천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지급결제 시장의 참여자들은 생존을 걸고 더욱 혁신적이며 도전적일 수밖에 없다.
단순히 지불결제 수단으로만 인식하고. 획일된 간편결제 규제를 들이대는 일은 없어야 한다.
간편결제 생태계에 담길 마이데이터는 또다른 혁신을 촉발할 수 있다. 유통과 금융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도 예상된다.
근시안적인 규제보다는 미래를 내다보고 현실에 맞는 개정안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의 강화된 규제로 인해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간편결제 확대를 위해 가맹점을 늘려온 사업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용할 필요가 있다.
전금법개정안 해당 내용과 관련 규제영향분석서 내용 반영이나 의견 청취 과정이 미흡했다는 이야기가 시장에서 나온다. 다시한번 업계와 머리를 맞대 대안을 마련하길 기대해본다.
길재식 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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