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이호영 기자] 쿠팡으로 대변되던 이커머스 ‘빠른 배송’의 범용화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국내 1위 물류 사업자 CJ대한통운이 신세계그룹을 시작으로 기업 고객의 대규모 위탁 ‘3자 물류’ 수주 확대에 나서면서다.
그동안 이커머스 개별 입점 1인 판매자도 CJ대한통운 풀필먼트(‘도착 보장’) 서비스를 통해 쿠팡처럼 빠르게 배송할 수 있게 됐지만 이들의 서비스 이용률(수주)은 일반 소비자들이 체감할 정도로 높지 않았다.
14일 업계 등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이달 1일부터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G마켓 익일(보장) 배송 서비스 ‘스마일 배송’ 택배를 전담하고 있다. 이제 G마켓의 스마일배송은 CJ대한통운의 택배 ‘오네’를 통해 배송되고 있다.
이는 앞서 지난달(6월) 5일 CJ대한통운이 신세계그룹과 전방위 협업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현재는 G마켓의 스마일 배송 서비스 단계에서 택배만 맡아서 하고 있다”며 “이 스마일 배송 풀필먼트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는 것을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마일 배송’은 G마켓의 풀필먼트 서비스다. G마켓은 입점 판매자 중에서도 이 스마일 배송 입점 판매자의 상품 주문건에 한해 직접 물류를 대행해 익일 보장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다. ‘풀필먼트 서비스’는 이커머스 3자 물류 서비스다. 3자 물류는 전문 물류 기업이 물류 과정 일부 또는 전부를 위탁하는 것을 말한다.
이커머스 입점 판매자가 이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하면 물건을 풀필먼트 업체 물류 창고에 미리 갖다 쌓아두기 때문에 주문한 소비자가 주문 당일이나 다음날(익일 보장) 받는 빠른 배송이 가능해진다. 가져다둔 물건을 소비자가 주문하는 즉시 풀필먼트 업체가 포장해 배송해줄 수 있어서다.
CJ대한통운이 운반하게 될 스마일 배송 물량은 연간 3000만 박스에 달하는 대규모다. G마켓은 이 스마일 배송 입점 판매자의 상품 주문건에 한해 익일 보장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다.
이번 신세계그룹 물류 수주에 따라 기존 1인 이커머스 판매자들로부터의 수주 한계를 넘어설 대규모 기업 고객층의 이용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CJ대한통운을 통한 ‘빠른 배송’ 확대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더 이상 빠른 배송이 쿠팡의 전유물이라고는 볼 수 없는 상황이 된다.
CJ대한통운 경우 이커머스 입점 판매자(3P)가 쿠팡처럼 당일 또는 다음날 빠르게 배송해주도록 하는 풀필먼트 서비스 인프라만큼은 이미 완비하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는 최소 1인 사업자부터인 개별 판매자들로부터의 물량이어서 소비자들이 빠른 배송을 체감할 정도로 수주 규모가 크지 않았다.
현재 이커머스 3P 판매자의 CJ대한통운 이용을 보면 물류 전 과정을 일임하는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서비스 이용자나 라스트 마일(택배) 이용자 모두 합쳐서 10만 사업자 정도 된다. CJ대한통운은 이들 오픈마켓 3P 판매자 대상으로도 수주에 공을 들여오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이커머스 3P 판매자에게도 소비자들의 빠른 배송 니즈(필요)가 확대되는 추세로 판매자가 센터에 가져다놓으면 주문할 때마다 즉시 출고가 돼 빠른 배송을 실현시켜드릴 수 있다, 이 풀필먼트 서비스 옵션을 고려해보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CJ대한통운은 신기술을 계속 개발하고 있는데, 이것도 다름 아닌 풀필먼트 서비스 등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물류비 절감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이번 신세계 물류 수주가 기업의 대규모 3자 물류 수주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로서는 물류는 전문 기업에 맡기고 본업(그로서리 등)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의도인데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재계 11위의 신세계그룹과 같은 그룹사가 자체 물류를 외부 전문 물류 기업에 맡긴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시장에서는 신세계그룹 내에서도 G마켓의 수주 물류량은 시작일 뿐이라고 본다. 앞으로 SSG닷컴뿐 아니라 오프라인 이마트 물류까지 협업이 확대된다면 연간 CJ대한통운의 매출 증가를 3000억원 이상을 내다볼 정도다.
한편 CJ대한통운은 이커머스뿐 아니라 소비재와 유통, 제약, 패션·뷰티 5개 산업군별 기업에 3자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3자 물류 서비스가 가능한 데엔 CJ대한통운이 보유한 국내 최대 물류 자산이 있다. CJ대한통운은 전국적으로 700여개소, 약 342만평(1130만㎡)의 물류센터와 택배터미널, 사업장 등을 보유, 운용하고 있다. 이는 축구장 1600여개, 여의도 면적 1.4배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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