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우연주 기자] 더위에 에어컨 사용 빈도가 잦아지면서 창문 밖 실외기 소음에 이웃이 고통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원인과 해결책을 알아봤다.
실외기 소음은 실외기 자체의 소음만 전해 들리는 경우와 실외기 소음이 건물로 전달되는 경우로 나뉜다.
실외기 자체 소음만이 문제라면 수리나 새 제품으로 교체하면 되지만, 실외기 소음이 건물 전체를 울리는 경우도 있다.
바로 ‘공진(공명현상)’때문이다.
김일중 전북과학대학교 건축토목조경계열 교수는 “놀이터의 그네를 밀어준다고 치자. 그네를 탄 아이가 끝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데에 1초가 걸린다면, 1초 간격으로 밀어줘야 더욱 그네의 움직임이 커질 것이다. 만약 0.5초 간격으로 민다면, 오히려 그네의 움직임이 소멸되어 버릴 것”이라며 “이처럼 건물의 진동주기와 실외기의 진동주기가 맞아 떨어질 때 때 이를 공진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공진이 생기는 이유는 모든 물체가 고유 주파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책상에 두부, 나무, 쇠를 올려놓고 책상을 탁 쳤을 때, 두부는 눈에 보일 만큼 출렁거릴 것이다. 반면 나무는 더욱 적게 움직이고, 쇠는 그 움직임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초고속카메라로 촬영하면 쇠도 흔들리고 있다. 모든 물체는 고유의 떨림을 갖고 있는데, 너무 빠를 경우 사람 눈에 안 보일 뿐”이라고 말했다.
공진은 에어컨 실외기 소음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서 발견되는 현상이다.
김 교수는 “한 대형 건물에 에어로빅 학원이 입주했는데, 그 음악소리가 건물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공진이 생긴 적이 있다. 전라남도 이순신 대교도 교량의 흔들림이 심하던 것을 공진주파수를 변경하는 보강공사를 해 고쳤다. 내진설계에도 공진을 활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외기-건물 공진의 해결방법은 진동이 전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대형 건물의 지하에 설치하는 보일러실도 기계 진동이 건물 전체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고무패킹을 바닥에 설치한다”며 “실외기와 건물 사이 진동이 서로 전해지지 않도록 방진패드나 격리재를 잘 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에어컨 관련 특수 사례만 10년 넘게 다뤄 온 정인하 굿뉴스에어컨 대표도 “앵글의 수평을 맞추고, 방진고무를 추가 설치하고, 난간 구석구석에 실리콘을 바르면 베란다 난간의 공진으로 인한 소음은 대부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난간 떨림이 아니라 건물 전체로 실외기 소음이 전해지는 경우다.
정 대표는 “경우에 따라 실외기 진동이 건물 전체로 전달되는 구조의 집들이 있다. 새 에어컨이고 소음도 정상이지만 유난히 건물 전체가 울리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안타깝게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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