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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인태사령관 “韓 핵잠수함, 작전적 가능성 보이면 도입 추진해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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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캄=뉴스1) 박응진 기자 = 사무엘 파파로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해군 대장)은 한국의 핵(원자력)추진 잠수함이 작전적 가능성을 보인다면 도입을 추진해볼 수 있다고 했다. 이는 북한의 핵잠수함 개발 움직임 등과 맞물려 ‘우리도 보유해야 한다’란 주장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나온 미군 고위 관계자의 첫 발언이다.

파파로 사령관은 또 중국의 대만 침공이 가시화할 경우 대규모 무인 전력을 대만해협 전역에 배치하는 ‘무인 지옥도(hellscape) 계획’을 실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때 주한미군 등 한반도 전력을 대만 방어를 위해 재배치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파파로 사령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각)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했다. 지난 5월 3일 사령관 취임 후 한국 언론과의 첫 인터뷰다. 미군의 전략자산들이 집결해 있는 히캄 공군기지의 내부를 언론에 공개한 것도 이례적이다.

특히, 이번 인터뷰를 위해 미 해병대 소속 F-35B 스텔스 전투기 5대가 원형으로 배치됐다.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연출이다. 파파로 사령관은 해군 ‘탑건’ 조종사 출신이다.

그는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가 “모두에게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우리 모두 한반도의 비핵화를 바라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핵협의그룹(NCG)를 통해 북한의 핵 이슈에 대한 전략적 방안을 찾기 위해 꾸준히 논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파파로 사령관은 한국 해군이 핵잠수함을 도입하는 방안에 관해 “우리의 동맹과 파트너십을 가장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우리 전력을 통합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계속 찾아야 한다”라며 “작전분석 후 가능성이 보인다면 추후 추진해 볼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를 추진할 수 있는 지 등에 관한 언급은 자제하면서도 “확실히 말 할 수 있는 건 동등한 파트너와 높은 기술력의 국가들로서, 동등한 선에서 이 문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라고 부연했다.

한국의 자체 핵무장 잠재력과 핵잠수함의 확보 방안을 국회 차원에서 모색하기 위한 모임이 출범하는 등 국내에선 핵잠수함 도입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호주는 미국·영국과의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를 통해 핵잠수함 기술을 지원받기로 했다. 미국이 호주의 핵잠수함 사업이 ‘단 한번의 예외’라고 한만큼, 한국은 자체적으로 독자 개발·생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파파로 사령관은 미군의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하는 대신 한국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가 미 전술핵을 운용할 수 있도록 F-35A에 이중목적 항공기(DCA) 임무를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선 “한국은 주권 국가이기 때문에 (그 결정은) 한국에 달려있다”라며 “NCG와 같은 높은 정부 수준에서 주권국가인 한미간 토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만 유사시 무인 지옥도 계획에 대해 “무인체계가 한정된 공간 속에서 해상·항공 거부작전을 펼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을 볼 수 있다”라며 “이것이 21세기 현대전의 하이라이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계획이) 승인되면 대만관계법(대만 방위를 보장하는 내용의 미국 국내 법)에 의거 행동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무인 지옥도 계획은 중국 함대가 대만해협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하자마자 미군이 수천 기의 무인 잠수정·수상함과 드론을 대만해협 전역에 배치하는 것으로, 대만군과 미군 및 우호국 군대가 전면 대응에 나서기까지 시간을 벌기 위한 전략이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주한미군이 투입될 수 있단 관측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파파로 사령관은 그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한반도의 (미군) 전력을 재배치할 계획은 없다”라면서 “우리의 동맹은 견고하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을 상대로 한) 전투계획을 세운다면 모든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글로벌 차원의 계획일 것”이라면서 “우리 계획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포괄하는 계획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와이에 본부를 둔 미 인태사령부는 인태 지역 내 주한미군·주일미군 등 육·해·공군, 해병대를 총괄하는 권역별 통합전투사령부다. 파파로 사령관이 언급한 ‘글로벌 차원의 계획’, ‘인태 지역을 포괄하는 계획’에 주한미군이 포함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는 것이다.

또한 중국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미군의 중거리 미사일을 아시아 어느 지역에 배치할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파파로 사령관은 전했다. 한국을 포함해 일본, 호주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와 함께 파파로 사령관은 2.75인치(70㎜) 국산 유도로켓 ‘비궁’의 미군 도입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라며 “만약 그 기술이 잘 작동하고 좋게 평가되고 우리 동맹에 이익을 준다면 (도입을) 추진해야 한다”라고 봤다. 미국 해외비교시험(FCT) 대상인 비궁은 미국 주도의 2024 림팩 훈련이 진행 중인 12일 태평양 인근 해역에서 미측 무인수상정에 탑재·발사되는 등 마지막 시험평가를 받았다. 비궁이 FCT를 통과하면 미국 방산시장 진출의 9부능선을 넘게 된다.

이런 가운데 파파로 사령관은 “매년 한국은 (림팩에 대한) 리더십과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다”라면서 “이번 림팩에선 (한국 지휘관이) 연합해군구성군부사령관을 맡았다. 다음 림팩 땐 아마 연합해군구성군사령관을 맡을지도 모른다”라고 전망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인태사령부를 방문한 데 대해 “엄청난 영광”이었다면서 “(미국 워싱턴DC를 향하는 길에) 하와이를 경유하는 건 매우 전략적인 방문”이라고 봤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만남에 대해 함께 우려하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한미동맹의 중요성 등에 관해 윤 대통령과 의견을 교환했다고 덧붙였다.

머니s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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