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대표적인 유럽연합(EU) 배터리 규제인 ‘배터리 패스포트(Battery Passport, BP)’ 2차 사업에 동참한다. 북미 등과 함께 최대 배터리 시장으로 꼽히는 유럽 현지 정책에 적극 대응, 시장 공략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
14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회사는 글로벌 배터리 얼라이언스(GBA)가 주도하는 ‘2차 배터리 패스포트 파일럿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22년 1차 파일럿 프로젝트에 이어 연속으로 참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2차 프로젝트는 11개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이끈다. 배터리 패스포트 데이터 관리 프레임워크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데이터 수집 방법론에 초점을 맞춘다. △온실가스 배출 △아동노동·강제노동 등 인권 △원주민 권리 △생물 다양성 등을 포함해 배터리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지속가능성 표준을 제시하고, 안전한 정보 공유를 위한 데이터 검증 방안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패스포트는 EU가 오는 2027년 2월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배터리 산업 제도 중 하나다. 배터리의 성능과 상태, 원재료 조달 국가, 재활용률, 공급망 전반의 생산 이력 등의 정보를 전자화해 디지털상으로 기록·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도입해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배터리에 부착된 QR코드와 같은 코드를 읽으면 사업자나 자동차 소유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배터리의 모든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배터리의 상태나 성능·품질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또한 알 수 있어 중고차로서의 가치도 가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배터리 패스포트는 지난 2020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처음 제안됐다. 2022년 아우디와 테슬라의 주도로 1차 파일럿 프로젝트가 진행됐고 이듬해 WEF에서 결과가 발표됐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한 글로벌 배터리·완성차들이 도입을 결정하고 파일럿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닛산과 혼다, 마쓰다 자동차, 자동차 부품업체 덴소 등 자동차 관련 일본 기업 7개사가 배터리 패스포트 도입을 공식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우리는 EU 배터리 규정을 비롯한 다양한 글로벌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내부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며 “선도적인 혁신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구축하고 배터리 가치 사슬 내에서 운영되는 OEM 등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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