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당 대표를 결정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치열해지는 가운데 초반부터 강력했던 이른바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가 달라질지 주목된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이어지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운동 기간은 절반을 지났다. 당대표 선거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오는 28일 결선투표로 진행되더라도 당권 레이스는 보름 남짓이다.
시작부터 강력했던 한동훈 바람이 전당대회를 싱겁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왔지만 당권 주자들 사이의 경쟁이 예상 수준을 크게 뛰어넘는 비방전으로 격화되면서 파열음이 터져나오는 양상이다.
원희룡 후보는 지난 11일 TV토론회에서 지난 총선 때 한동훈 후보가 비례대표를 사천(선거 출마 당원을 사사로이 추천하는 행위) 했다는 의혹을 거듭 제기하며 “운동권에서 전향한 좌파들, 문재인 정부의 잔당들과 (당을 접수하려는) 큰 그림을 그리는 거냐”라고 비판했다.
이에 한 후보는 “원 후보야말로 운동권 출신 아니냐”며 “노상 방뇨하듯 오물을 뿌린다”고 맞받아쳤다.
다른 당권 주자들도 ‘당심’을 자극하는 발언을 이어나갔다. 나경원 후보는 “한 후보가 의도적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금기어를 툭툭 말한다”며 “당무개입, 국정농단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기소할 때 말한 단어다. 어떻게 보면 대통령과 모두를 위험하게 하는 협박성 발언 아닌가”라고 몰아세웠다.
윤상현 후보는 “혹시 (한 후보) 본인도 모르게 트로이의 목마가 되는 게 아니냐, 우파의 재앙이 되는 게 아니냐는 메시지가 하루에 수백 건이 온다”고 주장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TV토론 다음날인 지난 12일 원희룡·한동훈 후보에게 ‘주의 및 시정명령’ 제재 조치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당권 주자들의 거친 입은 ‘당심’을 노린 의도적 행보로 보인다. 당내 열성 지지층인 당원들의 경우 일반 민심 보다 ‘색깔론’이나 윤 대통령과의 관계, 탄핵 등에 보다 예민하고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한 후보의 우위가 이어지지만 여론조사로 잘 포착되지 않는 당심의 흐름은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우여곡절 끝에 확정된 이번 전당대회는 당원투표(당심) 80%, 일반 국민 여론조사(민심) 20%를 합산해 당 대표를 선출해 당심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전대 규칙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지금까지 보여왔던 색깔론, 비방전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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