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서가 = 북에디터 정선영] 찬!!! 크고 우렁찬 기타 소리다. 내 기타가 저런 소리를 낼 수 있다니. 기타 선생님이 레슨 중 내 기타를 가져가 쳐보곤 말했다.
“이렇게 크게 소리를 내라고요.”
왜 같은 기타인데 내가 칠 때는 소리가 작을까? 갑자기 소리의 과학이 궁금해졌다. 일단 나는 궁금한 게 생기면 잘 참지 못하는 성미라 도서관에 가 내 궁금증을 해소해줄 책을 찾아냈다. 제목은 “과학으로 풀어보는 음악의 비밀”. 저자 존 파웰은 영국 음악가이자 물리학자이다.
음량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자. 여러 악기를 조합했는데도 예상보다 소리가 작다고 느껴본 적이 있겠다. 실제로 같은 악기 두 대를 함께 연주한다고 해서 소리가 한 대로 연주할 때보다 두 배 더 크게 들리진 않는다. 왜 그럴까?
두 악기를 연주 한다고 해도 정확하게 동시에 연주하기란 불가능하다. 모든 음은 공기가 규칙적이고 반복적으로 진동한 결과다. 두 악기에서 나오는 소리의 압력 파동이 정확히 맞아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하나의 파동 유형의 낮은 쪽과 다른 파동 유형의 높은 쪽이 서로 간섭하여 약간의 상쇄가 일어난다. 실제로는 한 악기에서 나오는 것보다 조금 큰 정도라고 한다.
게다가 우리가 음량을 인식하는 데는 이런 효과만 작용하지 않는다. 인간 뇌와 귀는 음량이 커질수록 점진적으로 약하게 받아들이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한다.
인간은 원시 시대부터 현대 문명 사회에 이르기까지 귀의 도움으로 위험을 피해왔다. 위험을 감지하려면 아주 작은 소리도 놓치지 않아야 하지만 아주 큰 소리에 청각이 망가져서도 안 된다. 이러한 결과로 인간 귀는 악기 백 대가 내는 소리도 겨우 네 배 정도로 인식한다.
다시 내 기타 소리 크기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사실 나는 내 기타 소리가 작은 이유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애초에 소리를 작게 내기 때문이다.
소리를 작게 내는 이유는 자신감이 부족해서다. 누가 뭐라고 하는 이도 없건만 실수할까 봐 겁도 난다. 그러니 스트로크를 내리치는 동작 자체가 작고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내 나이 마흔이 넘는 동안 깨달은 것이 있다면, 자신감은 결국 실력에서 나온다. 실력이 뒷받침되려면 그만큼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결국 연습, 또 연습이다. 언제쯤 크고 자신 있는 소리를 내려나.
|정선영 북에디터. 마흔이 넘은 어느 날 취미로 기타를 시작했다. 환갑에 버스킹을 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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