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동영상 시청 경험 측면에서 갖추고 있는 장점을 앞세웠다.
비전프로가 높은 가격에도 활용성이 분명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부진한 판매량을 보이자 직접 예시를 들며 소비자를 적극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팀 쿡 CEO는 11일(현지시각) 영국 더선과 인터뷰에서 “나는 영상 콘텐츠를 보는 데 비전프로를 활용하기 시작했다”며 이를 매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전프로를 착용하면 누운 자세로도 대형 TV를 정면에서 시청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며 우수한 시청 경험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스포츠 경기를 비전프로에서 보면 실제로 경기장이나 현장에 있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팀 쿡은 비전프로 사용자가 영상을 시청하기 시작하면 헤드셋을 착용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을 정도로 높은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비전프로는 애플이 2월 초 미국에 정식 출시한 가상현실(VR) 겸 증강현실(AR) 헤드셋이다. 사용자가 머리에 착용하면 눈 앞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원하는 영상이나 앱을 보고 조작할 수 있다.
팀 쿡은 인터뷰에서 비전프로를 상용화하기 위해 5천 개 이상의 특허를 제출했고 수 년에 이르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애플 기술 혁신의 집약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는 비전프로가 훌륭한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앞으로는 사람들이 소통하고 협업하는 방식에도 큰 변화를 불러 올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12일 영국을 비롯한 글로벌 국가에 비전프로를 정식 출시한다. 팀 쿡이 이를 앞두고 비전프로를 직접 홍보하기 위해 인터뷰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비전프로는 애플의 차세대 주요 성장동력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미국에서 초반 판매 성과가 다소 부진했다. 3499달러(약 482만 원)에 이르는 높은 가격에도 활용성이 불분명했기 때문이다.
팀 쿡이 인터뷰에서 영상 콘텐츠 시청경험 측면의 장점을 강조한 것은 직접 활용 사례를 제시함으로써 잠재 소비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미 미국 시장에서 비전프로 판매량은 크게 위축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1분기 비전프로 미국 출하량은 9만2천 대 정도로 파악되는데 2분기는 8만 대, 3분기는 1만9천 대 수준까지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비전프로를 영상 콘텐츠에 특화한 기기로 강조하는 반면 전용 콘텐츠는 부족하다는 점이 소비자들에 외면받고 있는 이유로 꼽혔다.
IDC는 “비전프로 글로벌 출시가 미국의 수요 감소를 만회하겠지만 내년까지 의미 있는 수준의 판매량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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