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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챗GPT4o 같은 4세대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로 접어들면서 AI 선도국과의 기술격차가 크게 벌어져 걱정입니다. 생성형 AI 활용 능력도 세계 20위권 밖이라 국가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입니다.”(김승일 모두의 연구소 소장)”
“자칫하면 우리나라가 AI 분야에서 소비강국에만 머무를 가능성이 큽니다. AI 시대에 필요한 과학기술·산업·교육·노동 정책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국가 총력 거버넌스 체제가 필요합니다.”(곽재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부회장)
“AI 시대에는 전기 확보가 중요하지 않습니까. 미국에서는 최근 여야의 전폭적인 지지로 신규 원전 허가 기간을 단축하는 ‘청정에너지를 위한 다목적 첨단 핵 가속 배치법(ADVANCE Act)’이 의회를 통과해 지난 10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했습니다.”(송철화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회장, 한국원자력연구원 영년직연구원)
국회에 등록된 사단법인인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회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주관한 ‘과학기술인들이 22대 국회에 바란다: 글로벌 기술패권 시대, 국회의 역할과 과제’라는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AI 시대 산·학·연·정이 총력전을 펴지 않으면 AI 종속국이자 소비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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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소장은 “초거대언어모델(LLM)이 세대를 거듭할수록 AI 진화의 속도 역시 빨라지고 있다”며 “AI 고급 인력 부족과 막대한 투자비용 부담 등 여러 이유로 인해 AI 기술력이 처지고 국가적인 AI 활용 능력도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LLM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미국 등 특정 국가에 편향된 AI로부터 정체성을 지키려면 우리 문화와 언어에 최적화된 AI 모델인 ‘소버린 AI’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 마디로 네이버처럼 우리 데이터를 학습시킨 AI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곽 부회장은 “우리가 흔히 IT 강국이라고 하는데 실상 IT 소비강국이라고 볼 수 있다”며 “특허, 컨설팅, 클라우드, 네트워크 등 디지털 무역적자가 엄청나다. 5G가 세계 최초라고 하지만 고속도로를 크게 내도 달릴 자동차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이 최근 ‘Singularity is nearer: When we merge with AI’라는 책을 펴냈는데 자칫하면 우리나라가 AI 분야에서 기술 종속이 심화되며 AI 소비시장에 머무르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물론 중국, 일본, 유럽, 중동이 AI와 반도체에서 국가적 총력체제를 펴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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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AI를 중심으로 재편 중인 기술패권 시대에 맞춰 새로운 국가운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곽 부회장은 “우리나라가 20여 년간 경제성장이 정체된 사이 세계는 엄청난 과학 혁신을 해왔다”며 “여당은 정부와 긴밀하게 움직이며 정책의 치밀화를 도모하고 야당은 수권정당의 자세로 정책을 리드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국가혁신 시스템과 연구개발(R&D) 예산, 전략기술 경제안보 등과 관련해선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과학과 정치의 동맹, 정치와 행정의 협력, 기관과 기관장 평가시 구성원 전수조사, (가칭)과학대중화연구원 설립, 출연연 65세 정년 환원, 지방자치단체 과학기술담당관제 실시 등을 제안했다.
김 소장은 “정부와 국회에서 AI 분야를 주도할 최고의 인재 육성 정책을 펴고 컴퓨팅 인프라 지원 등에 나서야 한다”며 “기업은 과감하고 빠른 선택과 집중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가 전기, 인터넷, 교통망처럼 종속되면 위험한 기반 기술이라는 점에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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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강국으로 도약을 위한 전력과 인프라 확보를 강조하는 의견도 많았다.
송 회장은 “미국은 선진 원자력 기술의 조기 실용화 촉진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해 왔다”며 “AI 등 글로벌 기술패권 전쟁 시대를 맞아 산학연정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AI 등 첨단기술 지원 정책과 관련, 미국 에너지부(DOE)의 민관 협력(Public-Private Partnership) 지원 사례를 들며 과학기술 혁신을 위한 초당적 협력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했다.
정규준 SK텔레콤 상무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AI 지수에서는 AI 선도국과 격차가 줄어든 것 같은 착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 AI 기술력이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학습 인프라 투자 부족 등으로 인해 미국 등 AI 선도국에 비해 점점 더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투자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과감한 투자를 꾀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은 물론 중동 등에서도 GPU 등 AI 반도체 확보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우리는 AI칩과 전력 등 인프라가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다.
국가 과학기술 혁신을 위한 연구현장의 자율성 확보와 싱크탱크의 역할 확대를 강조하는 주문도 잇따랐다.
과학기술 정책 전문가인 이민형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전 기술혁신학회 회장)은 “이제는 차별화된 한국형 퍼스트 무버(선도자) 혁신전략을 찾아야 한다”며 “한국형 국가 혁신 전략을 선도하는 싱크탱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위험과 불확실성이 큰 퍼스트 무버 혁신 전략에서는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자율성의 확대가 필요하다”며 “기타공공기관에서 해제된 정부출연연구원도 자율적인 연구 기반을 바탕으로 글로벌 우수인재들을 유인할 수 있는 매력적인 연구기관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했다.
문성모 출연(연)과학기술인협의회총연합회(연총) 회장은 “우리가 선진국형 과학기술 체계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 소통과 과학적 사고력과 체계성을 바탕으로 한 자율적 연구환경이 필수적”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이어 “선진국형 지원 리더십과 시스템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며 “국가의 두뇌에 해당하는 정치가 과학기술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국회가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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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에는 여야 정치권도 같이해 과학기술 강국 도약을 위한 국회 차원의 노력을 다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과학기술 분야가 방송 이슈에 묻히는 현실에 대한 대안도 거론했다.
조승래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 공동이사장(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과학기술과 방송 등으로) 분리하는 것에 대해 공감한다“며 ”일부 분야를 특별위원회로 구성한다든지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과학기술 현장에서 보기에는 답답하고 아쉽겠지만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국가전략기술의 체계적 관리를 위한 법적 근거를 담은 전략기술육성법이나 반도체 등을 지원하는 첨단산업육성법을 통과시켰다”며 “22대 국회에서 기술패권 경쟁 시대에 속도와 본질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뒷받침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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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미래 먹거리인 과학기술은 여야가 따로 없다”며 “과학기술 강국 도약과 과학기술인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가 인간의 지능을 넘는 싱귤래리티처럼 22대 국회가 과학기술의 싱귤래리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수진 의원(국민의힘)은 “과학기술을 발전시켜야 국민의 편안함 삶을 실현할 수 있고 생산성 제고, 지역·의료 격차 해소도 꾀할 수 있다”며 “AI 등 첨단산업이 국민의 삶에 녹아들려면 정치와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박충권 의원(국민의힘)은 “이공계지원 특별법을 저의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제출했다”며 “기술패권 시대 경제 성장과 번영의 토대가 되는 과학기술 발전이 시대정신이라는 점에서 과학기술인이 충분히 보상받고 인정받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게 지원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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