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왕보경 기자】 K-뷰티의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1분기 예상보다 좋은 성과를 거둔 가운데, 2분기는 1분기 대비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 1분기 1조68억원의 매출과 8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며, 영업이익은 1.7% 증가했다.
기대 이상의 해외 영업 이익으로 1분기 아모레퍼시픽은 ‘어닝 서프라이즈(기업이 발표한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지난 5월 말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20만원을 호가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다가올 2분기 실적이 기대보다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사드와 코로나 이후로 큰 타격을 맞이한 중국 실적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일본과 북미 시장에서의 성적도 기대보다는 낮을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1분기 해외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줄어든 3368억원이었는데 중화권 매출만 19.3% 하락했다. 해외 매출 가운데 중화권 매출 비중은 53%에서 44%로 줄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 해외 매출 가운데 미국·유럽 등 서구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22%에서 올해 동기 31%로 증가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외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략을 이어 나가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현지화 기준으로 약 30%의 매출 증가를 이뤄냈다. 라네즈와 이니스프리가 견고하게 성장하고 헤라와 에스트라 등 신규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일본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긍정적인 신호를 보여주고 있는 일본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는 저조한 성과를냈다는 평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가 좋은 성과를 이어 나가고 있긴 하지만 예상보다는 저조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해외 인지도가 높은 스킨케어 브랜드 ‘코스알엑스(COSRX)’을 인수했다. 코스알엑스는 북미·동남아·유럽·일본 등 140여개 국가에 진출한 브랜드로 전체 매출 가운데 90% 이상이 해외에서 나온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브랜드다.
코스알엑스를 포함해 라네즈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북미에 진출한 대다수 브랜드가 스킨 케어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미국 등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냈지만 그 이상의 성장은 어려워 보인다는 평가도 있다. 더 큰 도약을 위해선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북미 쪽은 메이크업 제품하면 색조 화장품을 먼저 떠올릴 만큼 스킨케어 제품보다 색조 제품에 대한 관심이 더 높은 시장”이라며 “미국 시장에서 스킨케어 브랜드만으로 더 이상의 성장을 이루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비중국 시장의 성과는 기대하는 한편 중국 법인의 적자가 클 것이라 예상했다.
키움증권 조소정 연구원은 “코스알엑스의 연결 실적 편입이 예정돼 있지만 기존 중국 사업의 적자가 예상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비중국향 성장세는 긍정적이지만 중국 법인에 대한 실적 추정치는 하향 조정했다”며 “중국의 부진은 아쉽지만 동사의 성장 모멘텀은 이미 비중국 채널을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코스알엑스뿐만 아니라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자사 브랜드의 미국, 유럽 채널 내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