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최태호 기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최근 두산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이 두산밥캣 일반주주들의 가치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포럼은 이날 논평을 통해 “두산그룹의 사업재편은 자본시장법의 상장회사 합병비율 조항을 최대로 악용한 사례”라며 “매출 규모가 183배 차이나는 두 계열회사 주식을 1:1로 교환할 수 있게 만든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언제 개정되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전체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원칙을 도입하지 않으면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두산그룹의 계열사인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3개사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분할, 합병, 포괄적 주식 교환 등을 결정했다고 지난 11일 공시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두산에너빌리티 아래에 있던 두산밥캣은 두산로보틱스 산하 기업으로 편입됐다.
포럼은 “두산밥캣의 연매출은 10조원에 육박하고 영업이익은 1조3000억원이 넘는다”며 “매출규모가 두산밥캣의 183분의1인 530억원에 불과하고 무려 192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두산로보틱스와 같은 기업가치로 주식을 바꿔야 하는 충격적인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두산로보틱스에 대해 “지난해말 상장한 뒤 폭등락을 거듭하는 테마주 성격이 강하고, 매출 대비 시가총액(PSR)이 100배가 넘는 초고평가 상태”라고 평가했다.
포럼은 자본시장법이 기업가치를 시가로 정하도록 강제한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포럼은 “미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상장사라고 해서 주식시장의 시가만으로 합병에 필요한 가치를 산정하지 않는다”며 “지배주주에게 유리한 시기와 시가를 기준으로 합병 또는 주식교환이 이뤄져 일반주주들은 회사 성장에 따른 수익의 기회를 박탈당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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