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미국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가 흔들리자 2900포인트를 목전에 뒀던 코스피 지수도 뒷걸음질쳤다.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하락한 영향이 컸다. 증권가는 코스피 지수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기술적 조정(주가가 광범위하게 오른 후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해석했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34.35포인트(1.19%) 밀린 2857.00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5478억원을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개인은 4738억원, 기관은 819억원어치를 각각 사들였다.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3.65%)와 SK하이닉스(-3.32%)가 주저앉은 게 코스피 지수의 발목을 붙잡았다. 우리나라 반도체 주식은 11일(현지시각) 뉴욕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3.47% 급락한 후폭풍을 고스란히 맞았다. 뉴욕 증시에서도 엔비디아(-5.6%), AMD(-1.1%), 브로드컴(-2.2%), 마이크론(-4.5%) 등 주요 반도체주가 일제히 내렸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차익 실현이 매그니피센트 7(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알파벳·엔비디아·테슬라·메타)을 중심으로 이뤄진 탓에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커뮤니케이션 등 시총 비중이 큰 업종의 하락세가 두드려졌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0.53%), 현대차(-2.51%), 기아(-0.82%) 등 코스피 시총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 마감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코스피 지수는 2890선을 넘으며 상승 가도를 달렸다. 전날 코스피 지수는 2891.35로 마무리했는데, 이는 2022년 1월 14일(2921.92) 이후 2년 반 만에 최고치였다.
증권가에선 기술적인 조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호조에도 미 나스닥 지수가 급락하면서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해졌다”며 “당분간은 과열 부담이 높은 종목이 쉬어가고, 장기 소외주의 반등 양상이 전개될 것”이라고 했다.
전날 발표된 6월 CPI는 전문가 전망치(3.1%)보다 0.1%포인트(p) 낮게 나온 바 있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한 만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르면 오는 9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2.05포인트(0.24%) 떨어진 850.37에 장을 마감했다. 물가 상승률 둔화가 중소형주엔 긍정적으로 작용한 덕에 코스피 지수보다 작은 낙폭을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닥 시장에선 기관이 535억원, 개인이 146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846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선 에코프로비엠(3.54%), 알테오젠(1.11%), 에코프로(3.15%) 등이 올랐다. HLB(-5.69%), 삼천당제약(-3.40%), 엔켐(-1.46%) 등은 내렸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8원 오른 1379.6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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