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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연, 20대 딸 7억 주택 ‘갭투자’ 의혹…법적 문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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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는 이숙연 특허법원 고법판사가 법학전문대학원·정보보호대학원 발전기금 1억원을 기부했다고 3월 8일 밝혔다 사진은 기부식에서 이숙연 특허법원 고법판사왼쪽와 김동원 고려대학교 총장이 기념 촬영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왼쪽)와 김동원 고려대학교 총장. 이 후보자는 지난 2019년 고려대학교에 법학전문대학원·정보보호대학원 발전기금 1억원을 기부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의 20대 딸이 별다른 소득이 없는 학생 신분으로 서울 재개발구역에 전세를 낀 채 7억원대 다세대주택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동행복권 공동대표인 이 후보자의 남편도 현재 복권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며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이 후보자가 매우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이 후보자의 딸은 무직으로 알려졌는데, 이 후보자 측 설명에 따르면 남편이 관련된 기업에 딸이 주식을 투자해 주식 수익으로 건물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나 결론적으로 ‘아빠찬스’를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과연 이 후보자 딸의 7억대 주택 구매 과정에 법적인 문제는 없었는지 따져본다.

20대 딸은 어떻게 7억대 주택을 구매했나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임명동의안에 20대 장녀 조모씨가 서울 용산구 효창동의 한 신축 다세대주택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 후보자가 신고한 집의 가액은 7억7000만원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 대학원을 나온 것으로 알려진 조씨는 현재 이 후보자 부부와 함께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후보자는 임명동의안 서류에 조 씨의 직업을 ‘무직’으로 기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면 자연스레 무직인 20대 조씨가 어떻게 7억대 주택을 구매했느냐가 의문으로 제기된다. 

이 후보자는 조씨의 건물임대채무로 2억6000만원을 함께 신고했는데, 전세를 끼고 매매하는 이른바 ‘갭 투자’를 한 것으로 의심된다. 해당 주택은 효창공원역에서 직선거리로 200m가량 떨어져 있어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대상으로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자는 조씨가 전세금을 제외한 5억1000만원 중 3억800만원을 아버지로부터 증여 받은 것이고, 2억200만원은 아버지에게 빌려 충당했다고 밝혔다.

다만 조씨는 아버지로부터 빌린돈 2억200만원을 1년도 되지 않은 작년 5월에 갚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시 비상장주식의 가격이 급등해 단기간에 상환이 가능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 후보자 측은 조씨가 지난 2017년 아버지의 추천으로 A사의 주식 800주를 1200만원에 매수해 보유했다.

그러다 작년 5월 이 중 400주를 양도하는 방식으로 2억200만원을 상환했다. 조씨가 주식을 살 때에는 주당 1만5000원이던 주식이 6년 만에 주당 50만5000원으로 33배 껑충 뛰었는데, 조씨가 일부를 양도하는 것으로 2억200만원을 갚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A사는 화장품 R&D(연구개발)기업으로, 조씨 아버지가 공동대표이던 회사의 직원이 2017년 퇴사해 창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A사에는 조씨 아버지가 초기 투자자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후보자측은 1200만원은 당시 만19세이던 조씨가 저축한 예금 400만원과 아버지가 증여한 800만원으로 충당했다고 주장한다. 

미성년자인 19세 학생이 400만원을 어떻게 보유했냐가 역시 의문으로 남는데, 이를 두고 이 후보자 측은 조씨가 학부생이던 2018년 방학 기간 A사에서 한 달간 아르바이트를 했고 2022년 12월부터는 3개월간 인턴으로 근무하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조씨가 관련 학과를 전공했고 실제로 A사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화장품 원료 자료 조사 등을 정리해 회사에 제출하는 업무를 했다고 덧붙였다.
 

법적으로 문제 없나

그렇다면 조씨가 ‘아빠 찬스’를 통해 상승된 주식으로 주택을 보유한 과정에 법적인 문제는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법적인 문제는 없다. 법조인인 이 후보자가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것을 염두에 두고 꼼수로 세금 문제를 피해간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다.   

이 경우 관련되는 법령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상증세법)으로, 해당 법 제41조의3에 따르면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주식 등을 시가보다 낮은 가액으로 양수하는 경우 그 차액을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의제’ 조항에 해당되며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다만 이 증여의제 조항은 주식 취득 당시의 시가와 실제 취득가액의 차액에 대해서만 증여세를 과세하고 있으며, 주식 취득 이후 회사가치 상승으로 인한 이익까지 증여세 과세대상으로 삼는 것이 아니다.

지난 2018년 대법원도 이와 관련한 재판에서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의3 제1항은 그 규정에서 상세히 정한 법인의 주식 취득 등에 대해서만 적용되고, 그 밖에 법인 설립 전 발기인의 주식 인수 등 다른 유형의 주식 취득에 대해서는 이후 상장으로 이익을 얻더라도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도록 한계를 정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

따라서 조 씨가 A사 주식을 취득할 당시엔 A사가 신생 회사였기에 실제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점, 회사가치 상승분에 대해서는 현행법상 증여세 과세대상이 되지가 않아 조씨의 재산 축적을 법적으로 문제 삼기엔 무리가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법적으로 문제는 안된다고 하더라도 사회적으로 모범을 보여야 할 대법관 후보자 부부가 자신들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딸에게 부를 안겨줬다는 점은 이 후보자에게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법조계에선 고위 법조인들이 경제력이 없는 어린 자녀에게 돈을 주고 저가에 주택을 구입하는 등 ‘조기 증여’를 하는 사례가 전부터 계속 문제로 지적되어 왔기에 이번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해당 문제가 뜨거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 후보자는 “주식 급등은 예상하지 못했고 실패한 투자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자녀들이 나이와 경력에 비해 많은 재산을 보유한 것에 대해 국민들께서 생경함과 의구심을 느끼셨을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는 입장을 전했다. 
 

딸에 이어 남편까지 도마위에 

자녀문제에 이어 최근엔 이 후보자 남편이 복권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사실까지 알려져,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가족 리스크 문제를 어떻게 해명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이 후보자의 배우자인 조형섭 동행복권 대표가 복권 정보를 부당하게 이용한 혐의(복권 및 복권기금법 위반)에 대해 최근 서울 서초경찰서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것이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6월 제보자의 고발로 수사에 착수한 뒤 올 5월 31일 조 대표 등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조 대표는 지난 2021년 9월 즉석복권 ‘스피또1000’ 제58회 복권 6장의 육안상 당첨 결과와 판매점 시스템상 당첨 결과가 일치하지 않자 오류로 보이는 복권 20만 장을 회수하기 위해 복권 정보를 이용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당첨된 복권의 정보와 유통정보를 모두 파악하면 당첨 복권이 어디서 판매됐는지 알 수 있는데, 복권법은 직무상 알게 된 복권 관련 정보를 제공하거나 누설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제가 불거지자 이 후보자 측은 조 대표가 곧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주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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