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대신에프앤아이(F&I)가 ‘신용등급 전망 하향’ 부담에도 다시 한번 공모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린다. 부실채권(NPL) 투자확대와 이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위해 자금조달이 불가피한 탓이다. 또 NPL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차입구조 장기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단기차입 부담이 상당한 만큼 이번 수요예측에서는 3년물(100억원)에 얼마나 많은 자금이 몰릴지 여부가 관전포인트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신에프앤아이(대산F&I)는 오는 15일 7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는 1년 6개월물(300억원), 2년물(300억원), 3년물(100억원)로 구성됐다.
희망금리밴드는 만기별 개별민평금리 평균에 각각 -30~+30bp(1bp=0.01%)를 가산해 제시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500억원까지 증액발행할 계획이다. 조달된 자금은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사채 상환(총 700억원)에 쓰인다. 대표주관 업무는 삼성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이 공동으로 담당하며 단순 인수 업무에는 NH투자증권이 참여한다.
지난 2월 대신에프앤아이는 8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1년 6개월물 400억원, 2년물 400억원 모집에 총 1240억원이 몰렸다. 당시 2년물에는 880억원이 몰렸지만 1년 6개월물에는 모집액 대비 40억원이 부족한 360억원의 수요를 확인했다. 금리는 1년 6개월물이 +47bp, 2년물은 +30bp에 결정되는 등 완벽한 흥행에 성공하진 못했다.
수요 부진에는 신용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작년 12월 한국신용평가는 대신에프앤아이 신용등급을 A0로 유지하고 등급전망을 기존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한단계 하향 조정했다. 부실채권(NPL) 부문 경쟁강도 심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자산 확대에 따른 조치였다.
한신평에 이어 최근에는 나이스신용평가도 대신에프앤아이 등급전망을 ‘긍정적’에서 ‘인정적’으로 낮췄다. 나신평 역시 부동산 PF 및 부동산 개발 자산 관련 부담과 NPL 부문 경쟁심화에 따른 경쟁지위 약화 등을 고려했다.
신평사별 등급전망이 ‘불일치’에서 ‘안정적’으로 일치된 만큼 나신평의 등급전망 하향 조정은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NPL 부문 수익성 문제와 부동산PF 확대에 따른 자본적정성 문제는 위험요인이다. 올해 1분기말 기준 대신에프앤아이의 레버리지는 연결기준 4.2배, 별도기준 4.5배로 지난 2022년말(연결 2.9배, 3.3배) 대비 크게 올랐다.
특히 수익성 문제는 총자산이익률(ROA) 기준 신평사들이 제시하는 신용등급 하향 검토 기준인 ‘1% 미만’을 충족하고 있다. 실적 개선이 확인되지만 않으면 향후 신용등급 자체가 강등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NPL 투자자산 증가에 이은 경쟁지위 회복, NPL 회수율 및 회수기간을 제고해야 한다.
결국 대신에프앤아이는 시장 조달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차환 목적도 있지만 NPL투자규모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신에프앤아이는 지난 2월 수요예측 일부 부진에도 최종적으로 144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지난 6월에는 추가로 200억원 규모 사모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전방위 조달에 나서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올해 1분기 말 기준 단기차입금(1년 이내 만기도래) 규모가 전체 차입금의 약 80%(2조원)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 조달 과정에서 만기구조를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대신에프앤아이는 NPL투자와 회수율 중 후자에 더 집중하고 있다. NPL은 통상 3년 이상에 걸쳐 회수되기 탓에 이를 고려해 차입만기를 조정해야 한다.
이번 수요예측에서 상대적으로 장기물인 3년물을 발행하는 것도 만기구조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100억원에 불과하지만 시장 반응을 살피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대신에프앤아이 입장에서 베스트 시나리오는 부동산 PF 시장 연착륙, NPL 투자 확대에 따른 이익 증가를 기반으로 장기물에 대한 우호적 투심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대신에프앤아이는 지난 2월과 비교할 때 전체 물량을 100억원 축소하는 한편, 신규로 3년물을 100억원 발행한다”며 “만기 차입구조를 늘려야 하는 만큼 3년물은 시장 투심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수요예측에서 3년물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몰릴지 여부가 관전포인트”라고 덧붙였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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