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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주째 오른 컨테이너 운임…물가 건드릴까 ‘조마조마’ [예측불가 해운②]

데일리안 조회수  

SCFI 3800선 육박…석 달째 상승

물류비 증가에 물가 상승 우려

하반기 해운 성수기까지 겹쳐

“물류비, 1~3개월 내 물가에 영향”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시스

끝없이 오르는 해상운임으로 해운 물류 기업과 수출 기업들 희비가 교차하는 가운데 공급망 혼란이 장기화하면서 물가 상승을 유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해상 운송요금 관련 대표 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를 보면 지난 5일 기준 3733.8을 기록 중이다. 4월 3일 이후 13주 연속 상승 중이다. 2022년 8월 26일 이후 약 1년 10개월 만인 지난달 3일 3000선을 넘은 이후 강세를 계속하고 있다.

8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발표한 K-컨테이너해상운임종합지수(KCCI)도 흐름은 비슷하다. 일주일 전보다 7.5% 상승한 5135를 기록했다. KCCI는 4월 22일 이후 12주 연속 상승했다. 부산항을 출발하는 13개 항로 가운데 서아프리카항로를 제외한 12개 항로 운임이 올랐다.

해상운임 고공행진 원인은 중동 지역 전쟁과 예멘 후티 반군의 상선에 대한 공격 때문이다. 후티 반군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하자 하마스를 지지한다는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선박들을 공격해 왔다.

이에 다수의 물류 선박이 수에즈 유럽으로 곧장 통하는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지 못하고 아프리카대륙 최남단에 위치한 희망봉 노선으로 우회하고 있다. 이 경우 최소 보름 이상 더 걸린다.

날씨 영향도 있다.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남미 대륙의 파나마 운하는 지난해 극심한 가뭄으로 수량(水量)이 줄어들면서 사실상 운하로서의 기능을 잃었다. 최근 우기에 접어들면서 통행 선박이 다수 늘어나긴 했지만, 정상 운영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중국의 밀어내기식 물류 정책도 물류대란에 악재로 작용한다. 현재 미국은 중국 상품에 대해 관세 인상을 예고했다. 이에 중국은 대미 우회 수출이 가능한 멕시코와 캐나다 등으로 화물을 ‘밀어내기’하고 있다. 이 탓으로 화물을 실어 나를 선박 수요 부족 현상이 심화했다.

현재 전문가들은 향후 운임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가 파업을 예고한 상태라 물류 대란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 또 통상적으로 하반기는 해운업계의 성수기로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으로 물동량이 대폭 증가하게 된다.

서울시내 대형 마트를 찾은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수입 물가 상승 불가피…“한 달 후 가격에 영향”

해상운임 상승이 계속되면 기업은 비용 부담을 제품 가격에 전가할 수밖에 없다. 수입품 가격은 물론 수입 원자재로 만드는 제품 가격의 가격도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발표한 ‘경제동향 7월호’에서 “주요국 물가 상승세 둔화 속도가 완만해지면서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으며,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유가 불안과 물류비용 상승 흐름도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여전히 불안정하고, 금리도 높은 데다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에 육박하고 있다”며 “이 상황에 (해운) 물류비가 오르면서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제품들 가격이 안 오르는 게 이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워낙 물가 관련해서 핸들을 세게 쥐고 있어서 기업들도 전전긍긍하는 상황이지만,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하반기에는 정부가 아무리 강하게 물가를 통제해도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지금은 솔직히 누가 먼저 올리느냐 ‘눈치싸움’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업계 전망도 비슷하다. 석화 업계 관계자는 “제품을 수출입 하는 과정에서 판관비가 상승함에 따라 원가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석유화학 업계뿐 아니라 해상운송을 통해 수출입하는 모든 제조업이 타격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철강 업계 관계자 역시 “철강 산업은 대체로 철광석 등 원료를 수입해 오는 과정에서 운임 상승에 따른 부담이 확대된다”며 “그렇다고 원가를 올리는 것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했다.

해운업계에서는 하반기가 성수기란 점도 물가 상승 불안을 부추긴다. 크리스마스와 같은 전통적인 소비철에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 중국의 ‘광군제’ 등으로 상품 수출입 수요 급등하면서 물류비를 더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해운 운임이 상승한 건 수입품의 국내 가격을 상승시키고, 이 가격은 한 달에서 석 달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해운 시장, 내년이 더 걱정 [예측불가 해운③]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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