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탄핵청원 청문회 추진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민주당은 탄핵청원에 동의한 국민이 130만 명을 넘어섰고 국회법 절차에 따르는 점을 들어 공세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를 청문회 증인으로 추진해 총선에서 나타난 정권심판론 구도를 이어가 정국 주도권을 확고히 틀어쥐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이 최근 법사위를 통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백 수수’ 등을 이유로 김건희 여사와 어머니 최은순 씨 등을 탄핵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실제 출석을 이끌어내기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국민의힘이 탄핵청문회 추진 자체에 위법성이 있다고 주장하며 법적 조치를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여당에서 김건희 여사 증인 채택 저지에 총력전을 펼친다며 아무리 다수당인 민주당이라도 뜻을 이루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엄중하고 중차대한 절차로 본회의에서 재적 과반의 발의로 발동하게 돼 있다”며 “민주당이 단독으로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의결한 탄핵청원 청문회는 명백히 위법이다”고 지적했다.
유상범 비상대책위원은 같은 자리에서 “(국회 법사위에서) 이와 같은 사태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할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발의 청원이 매우 중대한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국회법 제 65조에 따라 ‘국회증언감정법’이 준용돼 청문회 개최를 의결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국회증언법에 따라 증인들에게는 출석 의무가 있고 청문회에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은 증인들은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현실적으로 현직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를 청문회 증인으로 세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더구나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이 국회 차원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김건희 여사가 출석하지 않을 때 고발조치를 한다고 하더라도 수사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공산이 크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증인으로 출석하든, 하지 않든 김 여사와 관련한 의혹을 윤석열 대통령 탄핵청문회를 통해 국회에서 제기함으로써 대여 공세에 힘을 더하고자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윤 대통령이 영부인을 향한 수사를 막았다는 의혹과 명품백 수수 과정에서 불거진 김 여사가 정부 인사에 개입했다는 요지의 논란을 집중 추궁하면 정국주도권을 틀어쥐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채 상병 특검법안’ 거부권 행사로 힘이 떨어진 정권심판론을 다시 띄우는데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및 일부 여권 이탈표를 고려해도 ‘채상병 특검법’을 재의결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르는 점을 돌파할 새 카드가 될 수 있는 셈이다.
범야권 192표에 더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채 상병 특검법안 통과에 찬성의사를 밝혔지만 재의를 위해 필요한 200표까지는 아직 국민의힘에서 7표의 추가 이탈표가 필요한데 이를 확보하기가 현재로선 쉽지 않다.
민주당과 함께 윤석열 정부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조국혁신당도 최근 논평에서 ‘채 상병 특검법안’의 재의결 실패를 전제로 ‘윤석열 대통령 특검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에서도 이런 점을 엿볼 수 있다.
민주당에선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의혹이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 이모씨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을 도왔다는 취지로 언급한 통화 녹취가 논란이 되자 공세 수위를 올리고 있다.
고위공직자수사처가 확보한 지난해 8월 통화녹취에는 이모씨가 임 전 사단장의 거취를 두고 “절대 사표내지 마라, 내가 VIP에게 이야기 하겠다”고 다른 단체 대화방 참여자에게 말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10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모씨의 통화녹취록은 윤석열 대통령 격노한 뒤 안보실 등이 총동원돼 ‘임성근 구명 외압’을 행사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풀어낼 강력한 스모킹건(결정적 증거)다”고 몰아 세웠다.
김건희 여사와 채 상병 수사외압 사이 연결고리가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 자세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9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이번 녹취록은 채 상병 수사외압 의혹 사건에서 진실을 은폐하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배경을 알게 해주는 내용이 아닌가라는 의심에 확신을 더해준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 스스로가 사태를 키우면서 특검을 안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점점 가고 있다”고 짚었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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