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정조준하며 공세 수위를 높여 가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정농단의 망령이 대한민국을 떠돌고 있다”며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로비,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입, 댓글팀 운영 등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열거했다. 이어 “제3자가 아무리 해명한다 한들 국민이 납득할 수 없다”며 “당사자인 김 여사가 직접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도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구명로비 녹취록’을 언급하며 “김 여사는 법사위 청문회에 직접 출석해 로비설 진상을 있는 그대로 진술하라”고 요구했다.
김 여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후보 간 문자 ‘읽씹'(읽고무시)에서 촉발된 댓글팀 운영에 관해서도 “댓글팀 존재와 활동은 헌법, 법률 위반은 물론 여론 왜곡이라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본질을 흔드는 것”이라며 김 여사와 윤 대통령, 한 후보가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오는 19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열리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심사하기 위한 법제사법위원회의 청문회에서 해병대원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김 여사 일가 비리 의혹을 다룰 예정이다.
지난 9일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과 야당 법사위원들은 국민의힘 반발 속에 청문회 일정을 확정하고, 김 여사와 모친인 최은순씨를 26일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했다. 임 전 사단장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19일 증인 명단에 올렸다.
이후 언론보도를 통해 이 전 대표의 구명로비 의혹 녹취록이 보도되면서 민주당으로선 호재가 됐다. 윤 대통령이 특별한 인연이 없는 임 전 사단장이 혐의자 명단에 오른 데 ‘격노’하고 구명에 나선 이유에 관한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었는데, 녹취록으로 실마리가 풀렸다는 판단이다.
민주당은 이 전 대표가 김 여사를 통해 임 전 사단장 구명로비를 펼친 결과 윤 대통령이 임 전 사단장 구하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청문회를 통해 임 전 사단장과 이 전 대표, 이 전대표와 김 여사의 관계 및 구명로비가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전망이다.
김 여사는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여권은 청문회 개최 자체를 불법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청문회 개최와 관련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김 여사가 청문회에 나오지 않을 경우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법사위 소속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이날 JTBC 뉴스에서 “국회법에 3년 이하의 징역, 벌금 10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에 처할 수 있게 돼 있다. 고발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청래 위원장은 ‘윤 대통령 탄핵 반대’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동의한 국민도 5만 명이 넘은 만큼 이에 관한 청문회도 열자며 역공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 탄핵에) 왜 반대하는지 증인과 참고인을 채택해 심사해야 하지 않겠냐”며 “국민의힘 측으로 보면 호재 아닌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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