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하이브, CJ ENM 등 주요 엔터테인먼트 상장사들이 서로의 지분을 연이어 매각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전략적 동맹을 위해 서로의 지분을 매입했지만 이들의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서로가 서로를 ‘손절’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CJ ENM은 넷마블, 넷마블은 하이브, 하이브는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지분을 각각 처분했다. 지분 매각 시기와 사유는 각각 다르지만 모두 실적 부진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유 지분을 유동화했다는 점에서 증권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5월 9일 넷마블은 보유 중인 하이브 지분 12.1% 중 2.66%를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약 110만주로, 처분 금액은 2198억9000만원 규모다. 보유 주식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 목적이라고 밝혔다. 넷마블은 지난해 11월에도 하이브 주식 250만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해 5235억원을 확보한 바 있다.
넷마블과 하이브는 사업 제휴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평가받았다. 넷마블은 육성 시뮬레이션 ‘BTS월드’가 BTS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을 출시하기도 했다. 넷마블이 2018년 하이브에 2014억원을 투자하며 2대주주로 오를 때에는 ‘친척 밀어주기’라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넷마블 창업자인 방준혁 의장과 하이브 방시혁 의장 두 사람이 같은 방씨이자 먼 친척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넷마블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혈맹관계’에는 금이 가기 시작한다. 넷마블이 2021년 10월 홍콩 소셜카지노 게임업체 스핀엑스를 인수하면서 재무구조가 급속도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회사는 2022년 1분기부터 지난 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올해 1분기 간신히 흑자로 전환됐다.
하이브도 상황이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하이브는 지난 5월 27일 이사회를 열고 에스엠 주식 75만5522주를 주당 9만531원에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처분 금액은 683억9816만원이다. 지난 2월 하이브가 에스엠 지분 86만8948주(3.68%)를 1042억7300만원에 사들인 것과 대비된다.
하이브는 지분 매각 이유에 대해 투자 자산 관리 효율화라고 밝혔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하이브가 ‘급전’이 필요해 보유 주식을 정리했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CJ ENM과 넷마블의 인연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넷마블은 CJ ENM으로 통합됐다. 이후 개발 지주사 CJ 게임즈가 설립됐다. 2014년엔 CJ ENM 게임사업부문을 분할 신설한 CJ넷마블과 CJ게임즈가 합병해 지금의 넷마블이 됐다.
CJ ENM은 전날 넷마블 주식 429만7674주를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처분 예정일은 12일이며 CJ ENM은 2501억2462만원을 수혈받는다. CJ ENM이 보유한 넷마블 지분은 기존 21.8%에서 16.28%로 줄어든다.
CJ ENM은 비사업 투자 주식을 처분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다르게 분석한다. 대신증권은 CJ ENM이 최근 경기도청 측에서 라이브시티 계약 해제 통보를 받았는데 최대 손실 인식 금액이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