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11일 일반 국민이 기탁한 기부금을 남북협력기금에 적립·관리할 수 있도록 개정된 ‘남북협력기금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북한이탈주민 단체가 기부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서재평 탈북자동지회 회장(52)은 이날 장관실에서 열린 기부금 전달식에 참석해 “올해 처음 제정된 7월 14일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기리며, 북한이탈주민들이 자유롭고 번영된 통일 미래에 기여하고자 하는 염원을 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기부금이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사용되기를 희망한다”면서 “저를 비롯한 탈북자동지회 회원들 몇몇의 정성을 모아 기부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이에 “개정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탈북자동지회가 기부를 해주신 데 대해 매우 감사드린다”며 “이번 기부가 많은 국민들에게 통일 염원과 의지를 불러일으켜 우리 모두가 바라는 자유 민주주의 원칙에 기반한 통일을 이루어나가는 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탈북자동지회는 한국으로 망명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주도로 지난 1999년 설립된 탈북민 비영리단체다. 북한 실상을 전파하고 탈북민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매년 탈북민 취약계층 대상 생활용품·식료품 나눔 지원 및 탈북민 정착 사례 발굴 홍보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남북협력기금은 1991년 설치 이래 현재까지 총 89차례 민간 기부금을 접수했으나 △기부자가 기부금의 사용 목적을 특정할 수 없고 △접수된 기부금이 정부재정과 구분 없이 통합 운용되며 △적립 근거도 없어 당해 연도 경과 시 기금 수입으로 전액 귀속돼 그 기부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웠다.
이에 이번 개정을 통해 일반 국민들의 기부금이 계속헤 ‘적립’될 수 있도록 해 해당 연도의 경과와 상관없이 적립·관리함으로써 기부 의도를 온전히 살릴 수 있게 했다. 또한 남북협력기금의 재원으로 ‘민간의 기부금’을 명시해 민간의 기부금을 정부의 출연금과 명확히 구분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남북협력기금의 소관 부처인 통일부의 ‘기부금 접수 근거’를 명확히 해 국민들의 기부금을 심의하고 접수·관리하게 했다.
통일부는 “이번 개정으로 그간 남북협력기금에 기부금을 기탁하더라도 그 해가 지나면 기탁한 목적에 맞게 사용되기 어려웠던 점을 개선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기부금이 목적에 맞게 사용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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