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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상의 팩트체크] ‘6조’ 넘어선 신생아특례대출…집값 상승 불당겼나?

아주경제 조회수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1월 출시한 신생아특례대출이 집값 상승에 불씨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되살아난 상황에서 신생아특례대출이 수요자 매수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신생아특례대출을 시작한 올해 1월 29일부터 지난달 21일까지 대출 신청이 총 2만3412건, 5조8597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주택 구입 자금 대출(디딤돌)이 1만5840건(4조4050억원)으로 전체 중 75%를 차지했다.

신생아특례대출은 9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원을 연 1.2~3.3% 초저금리로 빌려주는 정책 대출 상품이다. 

신생아특례대출 시행과 맞물려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전반적인 아파트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망세에 있던 수요자들이 정책대출을 활용해 시장에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부동산R114가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 1월 1363건이던 서울 지역 9억원 이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본격적으로 대출이 시행된 2월엔 1298건으로 잠시 주춤했으나 3월 2006건, 4월 2000건, 5월 2026건으로 석 달 연속 2000건대를 기록했다. 

9억원 이하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아파트 가격을 밀어 올리는 효과도 나타났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 한진한화그랑빌 전용 84㎡는 지난 1월 8억500만원에 매매됐는데 이달에는 8억9500만원에 손바뀜이 나타났다. 강서구 등촌동 ‘등촌동 아이파크’ 전용면적 84㎡는 지난 1월 8억8800만원에 거래됐으나 지난 5월 9억75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정책 대출을 활용한 내 집 마련도 활발한 모습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 5월 기준 법원등기정보에 공개된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주택 등) 매수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생애 최초 매수자 비율이 42.8%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10월(41.2%) 이후 2년 7개월 만에 40%를 웃도는 수치다. 

그러나 정부는 신생아특례대출이 최근 집값을 상승시키는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출산, 자산 등 조건이 있고 특례보금자리론처럼 규모가 크지 않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출산, 자산, 주택 연면적 제한 등 조건이 있어 신생아특례대출 때문에 집값이 오르지는 않는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정책 대출이 집값 상승세에 일부 영향은 있지만 근본 원인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미국 IAU 교수)은 “지금 서울에서 집값이 상승하고 있는 지역을 살펴보면 마포·용산·성동구 등 신생아특례대출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 지역들”이라며 “거래량 증가에는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은 다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신생아특례대출 소득 조건이 완화되는 것은 수요 증가 요인은 맞다”며 “다만 현재 서울 집값 상승의 근본 원인은 공급 부족과 그에 따른 집값 상승 기대감으로 인한 수요 증가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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