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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이 ‘글로벌’, ‘내수’, ‘고강도 쇄신’, ‘협업’이라는 4대 필승론을 앞세워 외형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전 계열사의 본격적인 부활 및 실적 향상이 진행되며 주가 상승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는 중이다. 이 같은 체력 비축을 통해 그룹의 숙원사업이었던 ‘CJ라이브시티’ 무산에도 2026년 20조원 이상 투자는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2022년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윤석열 정부의 경제 기조인 ‘민간 주도 성장’ 정책 기조를 뒷받침하기 위해 향후 5년간 20조원을 집중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면서 2021년 11월 공개한 그룹 중기 비전을 통해 컬처·플랫폼·웰니스·서스테이너빌리티를 4대 성장엔진으로 정하고, 투자와 고용에도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목표를 드러낸 바 있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CJ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6.39% 늘어난 43조9967억원, 영업이익은 23.58% 증가한 2조5199억원으로 전망된다.
실적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증권사들도 일제히 CJ그룹의 평균 목표주가를 기존 13만6400원에서 16만2500원으로 19.13% 높였다. 실제 CJ주가는 올해 점진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이날 주가는 12만2300원으로 올 초(1월 2일, 9만3400원)와 비교하면 31% 증가했다.
이러한 CJ그룹의 실적·주가 ‘대박’ 뒤에는 핵심 자회사인 CJ제일제당(식품·바이오)과 CJ올리브영(헬스앤뷰티), CJ ENM(엔터·커머스), CJ대한통운(물류)의 활약이 뒷받침됐다. 이들은 각각 해외, 국내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것은 물론 사업 확장 및 체질 개선에서도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시장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적극 움직이고 있다. 올 1분기 CJ제일제당의 식품사업 매출액은 2조8315억원으로 국내가 1조4563억원, 해외가 1조3752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해외 식품 매출의 경우 지난해 7월 중국 현지 식품 자회사인 ‘지상쥐’를 매각하며 중국 법인 매출이 감소했음에도, 전년 대비 성장률은 6%에 달했다. 북미 매출이 2022년 4조356억원에서 지난해 4조3807억원까지 늘어난 결과다. 최근엔 독일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인 아마존독일에 ‘비비고 스토어’를 공식 개설하는 등 유통망을 넓히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내수 확장 전략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는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대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올리브영의 매장 수는 2021년 1265개, 2022년 1298개, 2023년 1338개로 올해는 1400개에 근접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가맹이 아닌 직영점 위주의 출점전략을 세우며, 오프라인 시장을 선점해 나가는 모습이다. 현재 올리브영 매장의 83%가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다.
CJ ENM은 고강도 쇄신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택했다. 지난해 생존을 위해 뼈를 깎는 구조조정도 단행했던 회사는 전날 넷마블 주식 429만7674주를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매각으로 CJ ENM은 2501억2462만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는데, 이 금액으로 경기 고양에 지으려던 세계 최대 규모 K팝 공연장 CJ라이브시티 사업이 백지화되면서 발생한 2000억원가량의 손실이 상쇄될 것으로 분석된다.
CJ대한통운은 전략적 파트너와의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와 직구 물량을 협약한 데 이어, 신세계그룹과 배송 관련 동맹을 맺은 것이 대표적 사례다. 증권가에선 CJ대한통운이 신세계와 협업하면서 연간 매출이 3000억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CJ그룹이 각 자회사의 성격에 맞게 대응해 온 것이 전반적인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CJ올리브영, CJ ENM, CJ대한통운 등 CJ그룹의 주요 자회사들은 글로벌, 내수, 쇄신, 협업 등을 각 핵심 키워드로 삼고 성장을 도모해 왔다”며 “그 결과 글로벌 경기 불황과 시장 둔화 속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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