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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수익성 다각화를 위해 비은행 계열사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 등 보험 계열사들을 잇따라 챙기면서다. 특히 올해는 양 회장의 취임 1년차인 만큼 확실한 성과가 필요한데, KB국민은행은 ELS(주가연계증권) 손실 배상과 상생금융 등으로 순이익을 끌어올리긴 쉽지 않고 증권업도 최근에야 실적 회복세에 돌아서고 있다. 이에 양 회장은 KB손보 대표를 역임한 경험을 바탕으로 은행이나 증권보다 보험업을 통한 수익성 강화가 적절한 때라고 판단한 셈이다.
이미 KB손보와 KB라이프는 KB금융에서도 효자 계열사로 꼽힌다. 각각 2015년, 2020년 KB금융에 편입된 이후 빠른 속도로 KB금융의 조직문화에 적응하며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의 일등 공신으로 올라서는 모습이다. 다만, 올해는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로 보험업계 판도가 바뀔 것으로 보이면서 양 회장은 보험 계열사에 경쟁력 강화를 더욱 주문한 상황이다. KB금융 보험 계열사들은 헬스케어와 요양사업으로 수익성 다각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양 회장은 최근 서울 강남 KB라이프생명 본사에서 진행된 ‘성과 리뷰’에 직접 참석했다. 통상 서울 여의도 KB금융지주 본사에서 진행하는 성과 리뷰는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이 참여해 한 분기의 성과를 공유하고 추진 과제를 발표하는 자리다. 하지만 양 회장은 올 초에 KB라이프생명을 방문한 이후 2분기 성과리뷰도 강남 본사에서 하도록 하고, 직접 방문해 현장을 둘러봤다.
이 외에도 지난 5월 KB GOLD&WISE역삼 PB센터와 KB라이프생명의 KB STAR WM프레스티지 라운지 오픈 기념식에 참석한 것도 대표적이다. 은행과 증권, 생명보험의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 가능한 복합 자문센터도 찾은 바 있다.
4월 진행된 KB손보의 우수 영업설계사 대상 시상식에도 양 회장은 직접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KB손보의 가장 큰 행사인만큼 보도자료에 양 회장이 나오진 않았지만, 수상자들에게 “급변하는 영업환경 속에서도 남들보다 한 발 더 뛰어줘 고맙다”며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KB라이프생명과 KB손보는 KB금융에 편입한지 9년, 5년에 불과하지만 KB금융에서 차지하는 순익 비중은 만만치 않은 곳들이다. 작년 1분기 비은행부문 계열사 중 KB손보와 KB라이프생명은 각각 16%, 8% 의 순익 비중을 차지했다. 증권이 9%, 카드가 5% 수준이었다. 올 1분기에는 KB손보가 27.8%, KB라이프생명이 9.8%를 차지했다. ELS여파로 은행의 순이익이 반 이상 줄어든 효과도 있었지만, KB손보는 이미 은행에 이어 KB금융 계열사 중 두 번째로 순익이 높은 곳으로 자리 잡았다.
양 회장이 이처럼 비은행 부문 계열사를 챙기는 데에는 올 한 해 보험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더욱 필요한 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동시 인수하게 된다면 생보시장에서 KB라이프는 8위,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6위권으로 오른다.
이에 KB계열 보험사들은 헬스케어 사업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KB손보 자회사인 KB헬스케어가 비대면 진료 플랫폼 ‘올라케어’를 인수한데 이어, KB라이프생명의 요양사업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도 실버타운 입주자를 대상으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16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4개의 요양시설을 마련했는데 내년까지 은평, 강일, 광교에도 요양시설을 확대해 프리미엄 요양시설을 더 늘릴 방침이다. 이처럼 보험사 중 손보와 생보 자회사로 헬스케어 자회사를 두고, 시니어 케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은 KB금융이 유일하다.
KB라이프생명 관계자는 “취임 이후 인사차 계열사들을 방문한 데 이어 이번 2분기 성과 리뷰에도 일부 계열사를 방문했다”며 “취임 첫해인 만큼 계열사를 직접 찾아가 현장 분위기도 보는 취지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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