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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개발 기업 시프트업 주가가 코스피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겨우 18.3%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달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 청약 경쟁률이 341대 1를 기록하면서 하반기 기업공개(IPO)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런 예상과는 달리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올해 처음으로 상장 첫 날 공모가 대비 주가가 하락한 이노스페이스에 이어 하반기 기대주 중 하나였던 시프트업의 상장 첫 날 주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공모주 거품이 빠진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하반기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시프트업은 이날 공모가(6만원)에서 33% 오른 7만99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장 초반에는 49% 이상 급등한 8만9500원까지 가격이 치솟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낙폭이 커지면서 18.3% 오른 7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4조1198억원으로 코스피 101위로 입성했다.
시프트업은 지난 2~3일 일반투자자 청약에서 경쟁률 341대 1를 기록하며 공모 열기가 뜨거웠다. 경쟁률은 올해 IPO 최대어였던 HD현대마린솔루션보다 높았다. 이 때문에 상장 첫 날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오후 들어 차익 실현을 하려는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장초반 상승을 반납한 것이다.
이에 업계에선 앞으로 공모주 시장의 활력이 떨어질 것이란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기업들이 잇따라 시장에 입성하고는 있지만, 기대와 달리 상장 첫날 수익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실제 6월에서 7월 사이 상장한 기업들의 상장 첫날 수익률은 연초 대비 높지 않았다. IPO 대어로 꼽혔던 이노스페이스가 20.44% 급락해 마감했고, 지난 3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하스는 상장 첫날 7.19% 수익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달 28일 코스닥에 상장한 에이치브이엠도 12.2%, 지난달 25일에 코스닥에 상장한 에스오에스렙도 25.39%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초 우진엔텍과 현대힘스 등이 공모가 대비 300% 상승해 ‘따따블’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공모가 대비 주가는 무조건 오른다’ 공식이 IPO 공모주 열풍의 핵심이었다. 이를 근거로 기관투자자들은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 이상의 가격을 써냈고, 공모가는 높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문제는 이 명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수요예측 과정에서 ‘무조건 공모가 상단 이상 제시’가 사라질 수 있다. 상장사 입장에서는 부정적인 신호다.
결국 IPO를 앞두고 있는 기업들은 고민이 커질 수 있다. 몸값 5조원으로 추정되는 케이뱅크의 경우 공모가가 기대 이하로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호황을 누렸던 IPO 공모시장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며 “하반기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에게는 부정적 신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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